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주부 Sep 15. 2016

인간관계

넣고 빼기 아니고 나아가기

대학때 친구 관계에서 내가 사람을 쉽게 내사람으로 받아 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집에서 자고 가는 사이까지 됐지만 나는 아직도 한 친구를 내 사람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왜 인지 궁금했다. 내 사람이라는 친구들중에는 그 친구보다 더 싫고 짜증나는 사람도 있었으니 단순히 좋고 싫고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 때는 누구를 내 친구라고 할 수 있는지가 고민이었다. 


이제 나는 내 사람이라는 주머니에서 그들을 내어놓아야 하는것에 대해 생각한다. 어느만큼 멀어질 때 혹은 어느만큼 실망할 때 그 주머니에서 내어놓아야 하는가? 왜냐면 그 주머니속에 있는 사람은 항상 맘이 쓰이는데 어느순간 그 맘이라는게 그에게도 나에게도 전혀 쓸모 없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낭비되는 감정이 아까워지는 순간이 온다. 그런데도 나는 붙들고 힘들어했다. 


한참을 힘들고 나서 알게 됐다. 인간관계란 주머니에 넣을까 ?뺄까?가 아니라, 흘러가는 강물처럼 머무르다 흘러가는거라는 걸. 그러니 항상 다가오는 인연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가는 인연은 또 순순히 보내주는게 답이라는 걸 이제야 깨닫는다. 


젊어서는 주머니에 넣어주기 싫어서 망설였고 나이들어서는 내놓기 싫어서 망설였다. 이제보니 둘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걸 알고나서야 나는 좀 마음이 순해졌다. 주머니를 강물에 흘려보내기로 했다. 



작가의 이전글 자신에게 실망한 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