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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부 Apr 01. 2017

헬스를 일년동안 꾸준히 했더니...

일년전에 헬스를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글을 썼었다. 


그 글을 읽으신 분들은 내가 과연 꾸준히 운동했는가? 가 궁금하실 것같다. 다행히 나는 지난 일년동안 정말 꾸준히 운동을 했다.  헬스장이 쉬는 매주 월요일을 빼고 운동안한 날이 일년동안 20-30일정도 될 것같다. 주로는 시간이 없어서 빠지게 된 경우였고 이유없이 그냥 안 한 날은 거의 없었을 것같다. 


그렇게 꾸준히 운동을 했다면 결과가 어떤지도 궁금하실 것같다. 하지만 그 말을 하기 전에 내가 운동을 어떻게 해 왔는지를 먼저 말해야할 것같다. 왜냐면 내가 하는 정도의 운동은 절대로 인터넷에 비포 애프터 후기 올리시는 분들의 운동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단 무식하고 짧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어느새 40대 후반인 나는 요 정도일때만 포기 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다고 우겨본다. 내가 너무 엄살이라는 생각이 드시더라도 개인차라고 이해해주시길..... 


일단 헬스장에 도착하면 일명 덜덜이로 5분정도 몸에게 운동을 시작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 다음 웨이트는 세가지를 4번씩 반복한다. 1)윗몸일으키기 50번, 2)스쿼트 25번, 3)다리기구운동25번. 여기에 팔운동을 했었는데 팔이 아프고, 목이 아프고, 목이 아픈게 원인으로 허리까지 아파서 한의원치료를 받은 후로 팔운동은 포기했다. 팔운동이 문제라기보다는 평소 생활자세가 문제인 것같다. 책을 보거나 핸폰을 보거나 티비를 볼 때 자세가 너무 불량하다. 그런 자세 불량으로 인해 이미 목이나 어깨나 허리에 이상이 있는 상태로 운동을 하니 무리가 되었나보다. 좀 쉬었다가 다시 해야지 생각은 하고 있지만 자세를 완전히 교정하기 전에는 시작하지 않을 작정이다. 팔운동을 제외한 3가지 운동을 번갈아서 4번씩 하는데 약 20분정도가 걸린다. 이런 강도나 횟수로 굳어진지는 한참됐고 요즘은 갯수를 조금씩 늘려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윗몸일으키기는 처음과 끝에 50번이 아니라 80번씩하는 식이다. 그 다음에는 트레드밀에서 시속5.7킬로로 40분 정도를 걷는다. 표시되는 소모칼로리는 약 150칼로리 정도다. 시간이 되는 대로 하는 편이어서 오늘은 50분 정도를 했고 시간이 모자라는 날에는 경사를 줘서 150칼로리를 채우려고 한다. 웨이트와 합쳐서 보통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정도면 운동을 마친다. 이 정도 운동을 지난 일년동안 꾸준히 했다. 개인트레이너를 붙여서 좀 더 체계적으로 여기 저기 아름다운 근육을 만들어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게 괜히 쑥쓰럽고 내키지가 않는다. 처음 스쿼트만 잘하는 친구에게 배우기도 했고 유튜브로 여러번 반복해서 보면서 배웠다. 윗몸일으키기를 처음 시작할때는 배가 찢어지는 듯이 아팠다. 10개도 제대로 못했었지만 계속하니 빠르게 발전됐다. 기구로 하는 다리운동은 간단한 방법이고 쉬워진다 싶으면 무게를 늘리는 식으로 하다보니 처음보다 4단계정도 무게가 늘어났다.


당연히 음식조절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먹는 양을 줄였다가 계속 유지를 하면 다행인데 혹시 식사량을 다시 늘리면 기껏 뺏던 살이 돌아오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래서 양을 줄이려는 헛된 노력대신 음식종류 를 좀 더 건강하거나 칼로리가 낮은 음식으로 선택하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조차도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 여전히 단거 짠거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한다.  결국 조금이라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 그건 순전히 운동 덕분이다. 


운동을 시작한지 3달이 넘어갈 쯤에 허리가 잘록해 진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원래 그랬었나? 확신할 수가 없었는데 8개월이 넘어가자 다른 사람들이 변화를 알아봤다. 그동안 내가 혼자만의 느낌이겠지..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내가 손으로 잡아보는 뱃살이 전혀 줄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뱃살은 손에 여전히 묵직히 잡히는데 허리라인이 쏙 들어갔다는게 신기하고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얼마전 티비를 보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살이 빠지면 제일 먼저 내장지방이 빠진단다. 그러니까 손에 잡히는 피하지방은 그대로지만 뱃속에 있던  내장지방이 빠져서 허리가 잘록해졌나보다.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라는 내장지방이 빠졌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반면 손에 잡히는 피하지방때문에 실망이 된다고 하니 남편이 그건 이제부터 빠질거라고 용기를 줬다. 그런데 정말 얼마전부터 피하지방이 밑으로 흘러내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가슴아래쪽에서 허리선까지는 지방이 거의 없어졌다. 허리선 아래 (똥뱃살과 러브핸들이라고 하는 뒷쪽 아래허리쪽 지방)은 아직 그대로다. 


반면에 작년까지 잘 입고 다니던 스키니 바지를 꺼내서 입었더니 허리는 낙낙해 졌는데 허벅지랑 엉덩이가 낑겨서 못입을 지경이 됐다. 다리에 힘을 주고 만져보면 허벅지가 돌덩이같고 배에도 힘을주면 한 겹지방아래가 단단하다. 


체성분 분석기로 측정해서 정확한 수치로 말해주길 바랄 수도 있지만 체성분 분석기가 별로 정확하지가 않단다. 예를 들어, 손바닥에 물이나 땀이 묻혀진 상태로 측정할때는 건조한 손으로 측정할 때보다 전류가 더 잘 통해서 상당히 다른 수치가 나온다고 한다. 체성분 분석기는 고사하고 체중계도 몇 번 잰 적이 없다. 다행히 오늘 운동끝나고 체중을 잿더니 1년전에 비해 겨우 1킬로 정도가 줄은 걸로 나왔다. ㅠㅠ  반면, 오랫만에 사우나에서 만난 친구가 나한테 살이 많이 빠져서 날씬해졌다고 했다.  인바디보다 눈바디를 믿기로 한다.                    


헬스장에서 제공하는 반팔 반바지 말고 몸에 딱 달라붙는 헬스복을 입고 운동하는 언니오빠들을 보면 '나는 언제쯤에나??' 한숨도 나오지만 그냥 마음을 내려놓는다. 그래야 계속할 수 있다. 그들을 보면서 실망을 하면 용기가 꺽여서 헬스장가는 발걸음이 너무 무거워진다. 그래서 나는 그런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한다. 아직도 실망스런 비주얼이지만 나는 그저 어제보다, 작년보다 나아지면 만족하기로 한다. 그래서 여전히 한주먹씩 잡히는 뱃살에도 희망을 걸어본다. 


"일년 더 해보면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본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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