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겨울은 서로 기대는 계절이다
겨울에 고양이들은 자연스레 내 곁에 머문다.
나 때문이라기보다, 따뜻함 때문일 것이다.
웃풍이 있는 시골집에서 난롯불 주위와 전기장판 위는 고양이들의 안식처다.
고양이 네댓이 내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양이 마치 가족회의를 하는 듯하다.
잠도 모여 잔다.
내가 자려고 이불 안으로 들어가면, 거실에 있던 고양이들이 어슬렁어슬렁 다가오더니 이불 안으로 파고든다. 겨드랑이, 옆구리, 가랑이에 몸을 기댄다.
어느새 내가 고양이들에게 포위된다.
그렇게 각자 자리를 잡으면 나는 몸을 옴짝달싹 못 한 채, 머리만 살짝 돌려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본다.
표정 없던 내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고양이와 겨울은 서로 기대는 계절이다.
*
새벽을 반이나 남겨두고 잠에서 깼다. 발치에 있던 고양이 토토가 어둠 속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다. 부모가 아이를 보듯 나는 토토를 바라봤다. 자석에 이끌리듯 머리를 숙여 토토에게 다가갔다. 토토의 이마에 내 이마를 대고 비비적댔다.
토토야! 너의 삶을 만끽하렴. 삶은 단지 그뿐. 그러니 한 번 안아보자.
한 생명의 죽음을 지나온 뒤라서일까. 모든 것이 더욱 또렷해지는 순간이다.
토토는 내 주위를 빙그르르 돌며, 자기 몸뚱이를 내 몸에 비벼대기 시작한다.
가르릉 소리와 함께.
토토와 나의 말 없는 대화가 남은 새벽을 채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