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은 현실이 되기도

여느 날의 한 조각

by 사람사진

살면서 한 번 가볼까… 상상만 했던 곳이다.


파타고니아 피츠로이의 6월은 겨울 시즌 시작이라 트래킹 하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각종 커뮤니티도 같은 의견들이 많았다. 피츠로이를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로스 트레스 호수까지 왕복 약 10시간, 눈이 내리면 길을 찾거나 오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여행 기간이 길기라도 했다면 날씨를 보며 산행 날짜를 고를 수 있었겠지만 우리의 짧은 일정은 그런 호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지구 반대까지 왔으니 허락된 날짜에 날씨가 별로라도 갈 수 있는 곳까지 가겠다는 마음이었다.


다행히 우리가 다녀간 이틀은 날씨가 괜찮았다. 도로에 눈이 그래도 많이 녹아서 엘 칼라파테에서 엘 찰텐까지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었고, 이튿날 새벽 산행도 시작할 수 있었다.


구름을 뿜는 봉우리라는 별명을 가진 피츠로이 답게 일출 시간에 불타는 고구마는 볼 수 없었지만, 하산 길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피츠로이는 정말 멋졌다. 이미 쌓여 있는 눈길을 오르고 내려오느라 왕복 14시간을 걸었다. 해가 떨어지고 숙소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다음 날 오전에 마을에서 불타는 고구마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마을을 떠난 다음날부터 눈이 내렸다고 한다.

때로 상상은 현실이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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