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 경회루에 숨어있는 비밀코드
경회루의 두 번째 의문은 누각이 왜 못 속에 들어가 있는가이다. 樓亭을 못 밖에 세워도 될 텐데 왜 물속에 집어넣었을까 하는 점이다. 이것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경회루 조영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경회루에 숨어있는 비밀 코드는 숫자 6이다. 숫자 6이 경회루 건축의 상징 코드이다. 이것을 풀어보려면 주역을 이해해야 한다. 주역은 변화의 원리를 기호로 풀이해 놓은 저작이다. 태초에 태극이 있었고 태극이 음양을 낳고 음양이 四象을 낳고 사상이 팔괘를 낳았다. 팔괘를 중첩하면 64괘이다. 그런데 64괘 안에는 괘가 도치된 도전괘가 56개 있고 도치되지 않은 괘가 8개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괘가 뒤집어졌을 때 모양이 똑같은 것이 8개 있고
모양이 달라지는 것이 56개인데 이게 쌍으로 되어 있으니 28개이다. 그래서 8+28= 36인데 이것을 宮이라 한다. 즉 주역 64괘 안에 36궁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한편 6 ×6 = 36이다. 주역에서 36궁이 나오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여하튼 이 숫자 6과 36이 경회루 조영의 원리이며 상징코드이다. 왜 6인가? 河圖洛書에서 하도의 북쪽에 있는 방점 6개는 물(水)을 의미한다. 그런데 주역 팔괘에서 여섯 번째가 六坎水이다. 즉 팔괘에서 6괘가 水이다. 그래서 숫자 6은 물을 나타낸다. 그러니 6의 제곱인 36도 당연히 물을 상징하는 것이다.
한편 숫자 9는 용과 하늘을 의미하는데 용은 또 물을 상징하는 수중동물이다. 자, 그럼 물을 나타내는 6과 9는 경회루 건축에 어떻게 반영되었을까. 경회루는 정면 7칸 측면 5칸으로 되어있는 중층의 누각이다. 이를 셈하면 7 ×5=35이다. 즉 경회루 건축은 총 35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데 36궁으로 경회루가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왜 35칸인가? 하나(1)는 어디에 있을까. 그 하나는 태극의 虛1이고 大衍數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댓가지로 점을 칠 때 사용하는 대는 50개인데 실제는 49개만 가지고 점을 치고 1개는 바닥에 길게 늘어놓는다. 그것이 태극의 비어있는 숫자 1이다. 즉 근본적인 생성을 뜻하는 하나는 비어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전체를 의미하는 대연수인 것과 같다.
쉽게 풀이하면 경회루 누각은 모두 35칸이고 나머지 1칸은 그 35칸을 생성시킨 태극이란 뜻이다. 즉 태극의 숫자 1은 경회루 그 자체라는 말이다. 그래서 35+1=36이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9는 용이고 하늘인데 어디에 있을까. 1997년 경회루 못에서 구리로 만든 銅龍이 출토되었다. 연못의 북단에서 머리는 남쪽으로 꼬리는 북쪽으로 놓인 채 발견되었다. 용은 9를 나타내며 또한 水를 상징하니 동룡 2마리를 만들어 못의 북쪽에 매납한 것이다. 이는 火氣를 제어하기 위한 것이다.
자, 정리해 보면 경회루 못은 그냥 물이므로 6에 해당한다. 연못 = 6= 물이다. 그런데 경회루 누각이 36으로
6 ×6이므로 경회루 자체도 물이다. 즉 水(못)+水(누각)이니 물에 물을 더해 놓은 형국이니 물기운이 성해 火氣를 눌러 화재를 방지한다는 논리이다. 이 이론을 구현하려면 6을 나타내는 경회루 누각이 6인 못으로 들어가야 물기운이 솟구치고 盛해 경복궁의 화기를 억누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경회루는 자체가 6을 상징하므로 또 다른 6인 연못으로 들어가 합일이 된 것이다. 6 ×6이 되어 36궁이 된 것이다. 이를 六六禳除法이라 한다.
* 경회루 연못에서 나온 동룡(국립고궁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