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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알레드미 Nov 11. 2024

나답게

황홀한 메달을 타기 직전

바로 그 선 앞에서 잘린 사람은 안다.

눈앞에 먹이를 놓친 허기진 그 절망의 깊이를

해안선이 줄듯 말 듯 눈앞에서 출렁이면

부정이나 불법, 악마의 달콤한 유혹 앞에

자신을 제물 삼아 파도에 휩쓸릴 수도 있음을

조금만 더 노력하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피로, 땀으로,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오롯이 한 길만 달려온 노력의 물거품

번번이 패배하여 일어설 용기가 없는데

가늠할 수 없는 깜깜한 수렁이 덮쳐와

날개를 훔쳐서라도 금단의 선을 넘고픈 밤

무능한 풀뿌리로 참혹하게 짓밟힐 바엔

패악의 구둣발로 흰 눈이라도 뭉개볼까?

누구나 폭풍 속을 갈지자로 걷는 실존

추락한 인간이 울부짖어 본들

깜깜절벽 거울에 비치는 본질은

욕망의 수직선에 매달린 일그러진 욕심

바닥만 보며 걷는 발목 잡힌 집착일지라도

누구를 끌어내리고 승자가 될 바에야

무능해도 착함에 순응하는 사람이 되고파

최고라는 간절함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선한 눈으로 순결한 숨결을 느껴보네

피고 지는 일에 달관한 흔들림으로

순박한 서정시로 나답게 살아지기를...



어쩌면 나라는 사람은 이 치열한 정글에서 승진이라는 열매를 먼저 쟁취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러기에는 너무 연약하고 느리고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다. 내가 왜 이런 정글 안에서 뒹굴며 낙오하고 사람들에게 치이는지 수많은 질문 끝에 나는 알게 되었다. 나는 나만의 고유함으로 스스로 수련하여 깨달음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깊은 산중 암자 속에서 사람과의 인연을 끊고 수을 해야만 해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알게 었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욕심을 견뎌내면서 나는 그들과 같은 삶을 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내 방식대로의 삶을 선택하기로 했다. 시를 통해 마음을 노래하면서 인내하는 삶이 나의 삶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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