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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Jun 05. 2019

있는데 없는 듯 살아야 한다는 것은

<도쿄 기담집> 중에서 하나레이 해변을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동명의 단편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하나레이 베이>.

곧 개봉을 앞둔 이 영화의 시사회에 초대를 받았으나. 평일 애매한 시간. 그리고 촉박한 일정으로. 같이 보러 갈 한 명을 구하지 못해서 가지 않았다면. 너무 궁색한 변명일까.

하늘에 곧 흡수될 것처럼 푸르고 푸른 저 바다. 붉은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간 한 여인. 영화 포스터만 봐도 그 사연이 궁금하긴 했다.


그리고  읽은 책을 팔기 위해 오늘 오전 중고서점에 들렀을 . 우연히  눈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 기담집>. 나도 모르게 어느새 하나레이 해변이 나오는 부분을 찾아 읽고 있었다.  

한때 서핑을  주말마다 다닌 적이 있다. 서핑보드 위에서 때로는 적막함만이 세상의 전부인 . 때로는 밀려오는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면서. 내가 살아있기에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새삼 느끼는 순간들이 분명 있었다.

살고 죽는 선을 그을  있을. 그렇다면   속에 살아있는 그들은?  것인가 죽은 것인가.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인가. 반대로 여전히 있는데도. 남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수많은 질문만을 남겨둔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없는 기묘한 이야기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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