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소년이 온다>
서점 매대에 이 책이 보이면 일부러 다른 책으로 시선을 옮겼다. 5월의 광주 이야기를.. 그것도 한강 작가가 풀어냈기에. 읽고싶은 마음은 정말 간절했지만, 사실 그래서 더욱 엄두가 나지 않았다면 변명이 될까.
언젠가 읽을 용기가 나면 그 때 읽겠노라고 혼자 되뇌이면서도 그 날이 과연 올까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어제 자의반 타의반으로 영화 [택시 운전사]를 본 후 너무도 간절하게 이 책이 생각났다.
더이상 피할 수 없다는, 그리고 더이상 모른척 해서는 안된다는 내 작은 '어린 새'의 외침이 들려왔기에. 드디어 나는 오늘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도 역시, 책을 다 읽은 후 밀려올 내 마음 속 후폭풍을 감당할 용기는 여전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