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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Feb 28. 2022

장사 그리고 우크라이나

부산에서 영덕으로 가는 길에 장사해수욕장에 내려 잠시 쉬어갔다. 남편이 장사 상륙작전에 대해 얘기해줬다. 여기가 바로 인천 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적을 교란시킬 목적으로 문산호와 학도병들 700여 명이 작전에 투입되어 순직한 그 장소. 기념비에 적힌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려 했으나 쉽게 읽어지지가 않았고. 마음이 많이 쓰라렸다. 지금은 한가로운 관광객들과 캠핑족들이 드문드문 모여있는 평범하고 조용한 바닷가인데….


연이어 들리는 지구 저편 전쟁 소식이 결코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도. 팬데믹을 겪으면서 언제든 내 신변에 무슨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해졌기 때문일까. 폴란드 국경 근처 난민촌에서 함께 떠나오지 못한 가족을 걱정하는 우크라이나 부녀자들의 표정과 전장으로 떠나는 가장의 눈물이 교차된 뉴스를 보고 있자니 평소엔 잘 쉬지 않는 한숨만 터져 나왔다.


개개인도 남들 싸움에 개입하는  일반적이진 않으니. 철저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가 간의 전쟁이라서. 자칫 세계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조심하려는 각국의 노력도   같고. 각자 자국의 이익에 대해 주판알을 튕기는 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것도   같다. 그러나  사이에 이미 누군가의 삶이 유지되었던 도시가 파괴되고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다.  유가족들의 울음이  귓가에서 자꾸 맴돌아 먹먹해진다. 아무것도   없다는  이토록 힘든 건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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