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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Feb 12. 2017

홍콩 국제 마라톤 출발 현장

나는 아직 달리고 싶다.

오늘 2월 12일은 홍콩 국제 마라톤이 열리는 날이다. 이번 대회는 세계 각국의 엘리트 선수들과 아마추어 선수들을 비롯해 총 7만여 명이 함께 달린다. 필자도 등록 기간이었던 작년 10월에 10km 부문을 신청했지만, 추첨에서 떨어져 아쉽게도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다. 대신 응원을 하기 위해 이른 아침 그 뜨거운 대회 현장에 나왔다.


침사추이 청킹맨션 앞에서 몸을 풀고 있는 참가선수들.


새벽 5시 30분. 침사추이 소고 백화점 앞. 차량들이 온전히 통제된 가운데, 짐을 맡길 수 있는 트럭들이 줄을 서 있고 참가 선수들이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순간 어디선가 한국말이 들린다. 마라톤 동호회에서 오신 분들인데, 응원 열심히 하라고 필자에게 녹차맛 초코파이와 홍삼 캔디를 건네주신다.


마라톤 참가자들의 출발점 근처 침사추이 소고백화점 앞.

매번 느끼는 거지만, 대회 현장에 오면 에너지가 넘친다. 그리고 특히 몸짱들이 많다. 체형만 보면 거의 프로선수처럼 보이는 분들도 있다. 그 가운데 카메라를 의식한 듯 멋진 스트레칭 포즈를 취해준 여성분이 있다.



지난주 내내 날씨가 최저 영상 12도 정도로 홍콩 치고는 꽤 추웠다. 오늘 새벽도 나름 쌀쌀한데 참가 선수들의 옷차림은 매우 가볍다. 여기서는 비닐 패션이 대유행이다. 짐을 모두 맡긴 후에 잠시라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입고 있는 것이다. 간단히 움직이며 몸을 데우고 있는 분들 사이로 가로등 불빛을 받은 비닐옷들이 반짝거린다.


체온 유지를 위해 우비를 입은 선수들

출발 시간을 남겨놓고 곳곳에 설치된 이동식 화장실 앞도 매우 분주하다. 경기 중에는 원하는 타이밍에 화장실을 갈 수 없으니 꼭 미리 가두는 것이 좋다.


출발 직전 화장실 앞도 매우 붐비고 있다.


어둠속 출발선에 대기중인 선수들. 다소 긴장된 표정 속에도 즐거움이 가득하다.

6시 10분. 뿌앙~사이렌 소리. 드디어 풀 마라톤 아마추어 선수들 출발! "까야우 까야우 (만다린 '짜요[加油]'와 같은 뜻으로 힘내라는 광동어 구호)!!" 풍선 장단에 맞춰 벌써부터 응원의 열기도 대단하다.


이른 아침이지만 어린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서 신나게 풍선 응원 중.
경기가 끝날 때까지 오직 자신이 주인이 된 레이스를 뛰어야 한다.

응원에 힘입어 선수들이 힘차게 달려 나간다. 피니쉬 라인이 있는 코즈웨이 베이의 빅토리아 공원으로 들어오기까지 짧게는 두시간여를 길게는 여섯 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려야 하는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그것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오늘을 위해 꾸준히 달려왔을 마라토너의 숙명이다.


2017 스탠다드 차터드 홍콩 국제 마라톤 풀마라톤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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