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매일 하나의 수채화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이어오면서 여러분들에게 분에 넘치는 격려와 칭찬을 받았다. 열심히 그려보라고 귀한 수채패드를 선물해주신 분도 계셨고, 그림을 전공하신 어느 지인께서는 나로인해 20년만에 다시 붓을 드는 새 꿈을 꾸게되었다며 감사의 인사까지 전해오셨다.
내가 그리는 그림은 화실에서는 볼 수 없는 그림이다. 미술 전공자들이 보시기엔 기초가 없어도 너무 없다고 하실수도 있다. 내가 나홀로 프로젝트를 이어가는데는 어떤 의지나 목표가 있다기보다는 그저 재밌어서이다. 화실에 가서 더 전문적으로 배워보라는 권유도 많았다. 그렇지만 나는 화실에 다녀서 혹은 전문가에게 진지하게 배워볼 생각이 없다. 화실은 정말 그림을 본격적으로 배워보려는 분들과 입시생들이 가는 곳이니, 그곳에 가서 남과 비교하여 나 스스로가 불행해질까 두려운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최근에는 동그라미를 많이 그리고 있다. 치료를 위해 동그라미 모티브로 작품을 하는 쿠사마 야요이에게 영감을 받았는데, 정말 동그라미를 하나하나 그리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요해지는 것을 느낀다. 특히 이 작품을 할때는 어느 한 사람을 생각하고 그분과의 추억과 만남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서 정성껏 그린다. 다 완성되면 그분을 만나서 직접 선물한다. 그렇게 한분 두분께 드렸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처음엔 나혼자 순수하게 즐기려고 시작한 일인데, 내 주변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는 걸 보니 나 자신에게도 감동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