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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민트 Jun 21. 2020

인생 최고의 것들은  두려움 뒤에 있다

가장 두려운 순간이 가장 최고의 순간이 될 수 있다


이게 뭐라고! 1년을 버텼지?

    

어릴 때 난, 병원 특히 주사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외향적인 성격이지만 누구나 그렇듯 어떤 부분에서는  없이 지질해지곤 한다.  치과가 죽기보다 무서웠던 나는 오른쪽 사랑니 발치를 계속해서 미루어왔다. 그 사이, 사랑니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듯 어금니를 조금씩 밀어내고는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거기다 무의식적으로 다른 한쪽으로만 씹게 되면서 턱까지도 영향을 받게 됐다. 두려움의 여파가 점점 커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미루기’는 비단 그 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생활 전반의 곳곳에 생각에만 머무는 이런 버퍼링 상태가 난무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가지 가지로 미련을 떠는 나 자신에게 참을 수 없이 숨이 턱! 막혀왔다.  그리곤 "이런 식으로는 안돼!" 라는 내면의 소리와 함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잠깐 참으면 될 일을 왜 이렇게 버티고 있지?! 고작 치과 하나도 못 가면서 무슨 일을 해!"라는 한심하고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해야 하는데 생각만 하고 keep 해둔 일들이 보류 상태로 너무 많았다. 그런 <미루기> 보류 상태는 우리 마음 안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첫째_ 성장에 쓸 에너지를 계속 빼앗아간다.
둘째_ 하지 않는 스스로를 자책하게 만든다.
셋째_ 생각 속에서 계속 패배감을 맛보며 열등감을 키우게 된다.
넷째_ 마음의 불안은 곧 몸의 불안이 된다. 마음은 몸으로 드러나 무기력과 신체 질환들로 이어진다.


결단과 실행

노트를 꺼내 들고 두려워서 미뤄놓았던 것들을 쭉 적기 시작했다. (생각을 밖으로 꺼내놓으면 구체화되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다 깨나가겠다고 결심하고 하나씩 실천해갔다. 먼저 ‘치과 정복하기‘에 들어갔다. 사랑니 발치는 의외로 마취만 살짝 따끔할 뿐 그동안 내가 뭘 한 건가 싶을 정도로 간단했다. 허무할 정도였다. 그리고 뭔가 해방감도 들었다.  우습지만 "이게 뭐라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까지 솟아올랐다.     

  

그 후로는,  병원을 무슨 카페 가듯 필요하면 바로 바로 거부감없이 드나들 수 있게 됐다. 조금 보태면  힐링하는 느낌마저 든다. 사소한 주사 공포 극복이었지만 그것은 하나의 성공 경험, 큰 성취감으로 남았다.두려움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상 속에서 키우는 환상이라는 크고 중요한 포인트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 뒤로  두려운 것부터 먼저 해버리는 습관 생겼다. 예를 들어, 할까 말까 하는 전화 같은 경우 일단 먼저 해버린다. 생각이 많아지기 전에 그냥 전화번호를 누르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든 통화를 하고 끝내게 된다. 업무적으로 밀린 톡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상대부터 이야기하고 처리해버렸다. 그래야 마음에 부담을 느끼는 시간이 1분이라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진을 빼는 에너지 낭비가 줄어드는 것이다.


두려움이 많고 미루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일단 저지르면 뭐가 돼도 된다” 는 생각이 필요하다.  부딪히고 시도해보면 어느 쪽이든 결론이 난다. 그 시도가 아픔이든 기쁨이든 어느 쪽도 그 자리에 정체되어 있는 것보단 해피엔딩이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가장 희망고문인 거니까.

두려움을 넘어선 뒤 느껴지는 해방감, 시원함을 계속 맛보면서 두려움은 내게   가벼운 것이 됐다. 극복도 습관이다. 실패도 성공도 행복도 모두 습관이다. 한번 부딪혀서 길을 잘 닦아 놓으면 익숙한 그 길을 떠올리고 가고 싶게 만든다. 그것이 습관이 되는 것이다. 두려움이 ‘무겁고 어둡다’ ‘극복하기 어렵다라는 편견은 직접 경험해 봄으로써 ‘  아닌 ’ ‘의외로 즐거운 ’ ‘의외로 쉬운 등으로 바뀌는  다반사다. 사람이든, 일이든 두려운 것들이 있다면 머릿속에 막연하게 두지 말고 현실에서 부딪혀 하나씩 깨어 나가 보자.   


새로운 두려움이 늘 찾아오지만, 이러한 마인드를 장착하고 있다면 좌절보단 용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느꼈다. 그렇기에 감히 나의 삶은 희망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인생 최고의 것들은 항상 두려움 뒤에 있다



세계적인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Will Smith)'는 자신의 동기부여의 근원을 '두려움'이라고 많은 언론을 통해 밝혀왔다. '두려움 극복 예찬론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는 해야 할 일 앞에서 두려워하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두려워하는  먼저 공격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와 같아서 놀랐었다. 책을 보거나 다큐나 강의를 듣다 보면 놀라고 반가운 경우가 자주 있다. 깨달음을 얻는 과정에서 다들 비슷한 경험을 하는구나..라고 말이다.      


50번째 생일을 맞이한 윌 스미스는 <Will Smith's Bucket List >라는 버킷리스트 프로젝트를 가족들과 함께했다. 그중에는 두바이 14000피트(약 4.3km) 상공에서 뛰어내린 ‘스카이다이빙’ 체험이 있었다. 그는 한 토크쇼에서 그때 느낀 두려움과 행복에 대한 깨달음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14000피트 두바이 상공에서 두려움을 뛰어넘은 '윌 스미스' / 출처_ 두바이 관광청
“스카이다이빙은 두려움과 맞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도전이에요. 다이빙 하기 전날 밤에 나가서 친구들과 술을 한잔하는데 누군가 “스카이다이빙 하러 가자!” 그러는 겁니다. 저도 “그래 까짓 거 하지 뭐”라고 하곤 “와!! 좋아! 그래!” 다들 난리였죠. 하지만 집에 돌아와 혼자 생각해보니 한숨만 나오더군요.

두려움에 떨며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상상을 반복하다 보니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는지 이해가 안 됐죠.  드디어 다음 날 안전수칙을 듣게 되는데 이런 말을 합니다. “만약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으면 말이죠 (블라블라)”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에 몸을 싣습니다. 그리고 14000피트 상공까지 올라가 누군가 문을 엽니다. 그 순간 깨닫게 돼요. '문이 열려있는 비행기는 한 번도 타본 적 없다는 걸.  공포! 공포! 공포의 연속이죠. 곧이어 사람들이 뛰어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끝자락에 발가락을 걸치고 서면 제 발 밑에 놓인 죽음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곤 하나, 둘! 에 밀어버려요.
 
뛰어내린 지 단 1초 만에 느끼게 됩니다.  인생에서 가장 축복받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요.  제가  날고 있거든요. 두려움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순간에 오히려 두려움이 없어진다는 걸 깨닫게 됐죠. 엄청난 행복입니다.
제가 배운 교훈은,
 전날 밤 침대에서 내가 왜 그렇게 두려움에 떨었냐는 겁니다. “뭐가 그렇게 두려웠던 걸까요?  일단 해보면 전혀 두려울 이유가 없었던 것들인데 말이죠! 그리고 깨달았죠. 가장 두려운 순간에 인생에서 가장 값진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을요.  신은 인생 최고의 것들을 항상 두려움 뒤에 놓아둡니다.


가장 두려운 순간은
가장 최고의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확신해요.
직접 맞서는 것이야말로 완벽한 방법이라는 것을요”     


어떤 일도 해보기 전에는  결과를   없다. 성공과 실패는 시도한 사람 vs 시도조차 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로 나뉜다.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할 시간에 해보면 된다. 걱정은 필요한데 써야 할 에너지를 빼앗는다. 시도도 하기 전에 방전되고 어제와 똑같이 “해야 하는데..”하다가 세월을 다 보낸다.


 하지 않을 거면 깨끗하게 포기하고 그대로 살면 된다.
시도하지도 않으면서 꿈은 꾸고, 또 시도하지 않는 자신을 자책하고 걱정하느라 온 에너지를 낭비한다.
그게 가장 최악이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바로 자신을 갉아먹는 최악의 상태다.  

   

성공한 사람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대단한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보이지 않게 오고 가는 에너지 관리를 확실하게 한다. 불필요한 감정에 소진되는 에너지를 분리하고 확실하게 차단한다. 또한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생각과 감정에는 확신을 갖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몰입하며 에너지를 모으고 확장시킨다. 그들은 계속 자신의 성장 에너지를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확장해나가는 힘이 있다. 이것이 차별되는 점이다.      


우리 내면의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어디에 빼앗기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나의 두려움은 무엇인가?
그 두려움은 어디서 온 것인가?
스스로 질문하고 노트에 꺼내놓아 보자.
그리고 그 두려움의 실체와 자연스럽게 마주하고 원인을 알아가는 것이다.


막연하던 것도  앞에 하나씩 펼쳐놓으면 정리하고 해결하기도 훨씬 수월해진다. 이렇겠지 저렇겠지 하던 것들도 막상 경험해보면 어느 쪽으로든 결론이 나고 더 이상 마음 안에서 에너지가 낭비되지 않는다. 그러면 원하는 곳에 쓸 에너지가 훨씬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은 그 속에 뛰어드는 것    

 

2005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대표작 영화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에는 주인공 ‘브루스 웨인’이 어린 시절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배트맨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담겨있다.

브루스는 어린 시절 친구와 놀던 중 박쥐동굴에 빠지게 된다. 다행히 아버지가 구해냈고 그를 달래주기 위해 가족이 함께 오페라를 보러 간다. 그런데 오페라를 보던 중 박쥐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등장하게 되고 두려움이 몰려온 브루스는 부모님을 졸라 결국 뒷문으로 나오게 된다.   그때 갑자기 나타난 강도에게 브루스의 부모님은 모두 목숨을 잃고 만다.

어린 '브루스'의 두려움이 불러 온 부모님의 죽음

복수심을 가득 안고 성인이 된 브루스는 방황하던 중 스승 듀커 드를 만나게 된다. 그는 브루스에게 “공포라는 것은 자신의 내부에 있다”라고 말한다. 이후 브루스가 자신 안의 공포를 극복하는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저택으로 돌아가 ‘박쥐동굴 다시 들어가는 장면이다. 그는 자신을 공포로 몰아넣고 부모님까지 앗아가게 만든 박쥐들을 직접 마주하고 박쥐들에 휩싸인 그 속에서 트라우마를 극복해낸다. 그리고 스스로 두려움의 상징이었던 박쥐 ‘배트맨’이 되어 정의를 실현하게 된다.      


‘브루스 웨인’이 동굴 속에서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고 앉아 박쥐들의 향연에 휩싸인 모습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의 상징적인 모습이 아닌가 한다. 사실 박쥐가 직접적으로 그에게 해를 가한 건 없다. 단지 그때 느낀 생각과 감정일 뿐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두려운 상상, 허상으로 계속 불행한 일들을 끌어당긴 것이다. 두려움이 생각일 뿐임을 깨닫고 나면 더 이상 추측과 상상은 필요가 없어진다.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마음 안에는 다양한 두려움이 있다. 폭력적인 부모로 인한 어른에 대한 공포증, 물에 빠진 기억으로 인한 물 공포증, 실수를 늘 질책당하고 자라 생긴 실패에 대한 공포증 등 다양하다.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해야  일은 

첫째. 내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

둘째. 두려움에 정면으로 부딪혀 직접 대면하는 것

셋째. 두려움을 동기삼아 성장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불안이 어디서 오는지 먼저,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리고  뿌리를 피하지 말고  느낌과 마주하는 것부터 해보자. 쉽지 않겠지만 필요한 만큼 눈물도 쏟아보고 감정을 밖으로 쏟아내 보자. 내가 아닌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다. 나와 내가 함께 대화하고 토닥이다 보면 스스로가 위로가 되는 어느 지점이 분명 있을 것이다.


대면하는 방법은 직접적인 것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심상화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명상을 통해 잠재의식 안에 내재된 두려움으로 들어가보고 깊이 느끼면서 치유하고 새롭게 정화해 나가는 방법도 있다. 좀 더 직접적인 ‘최면’과 같은 방법으로 공포증들을 극복하기도 한다. 다양한 잠재의식의 법칙들을 적용해 명상이나 확언, 상상훈련 등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억누르고 회피하고 덮어놓는 습관은 두려움을 키운다. 적극적으로 부딪혀 나가는 습관을 반복해 무의식을 강화시켜나가자. 그럴 때 두려움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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