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에서의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 가지 못한 통합권 마지막 유적지 케라메이코스를 가보기로 했다. 오전에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
아침이 되자. 눈이 떠졌다.
케라메이코스는 아테네 상류층의 공동묘지로 주요 인사, 국가와 시민들에게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들의 묘지이다. 페르시아 전쟁 이후에 튼튼한 성곽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크고 작은 15개의 성문을 세웠는데, 가장 중요한 성문인 히에라 필론과 디필론의 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한다.
공동묘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이곳은 평화롭다.
조용하다.
잔잔하다.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는 곳은 아니다. 비수기 기간이어서 더 그런 거 같기도 하다. 통합권이 아니면 우리도 오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저마다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렇게 통합권으로 들어갈 수 있는 7군데의 유적지를 다 다녀왔다. 꽤 뿌듯하다. 뚜벅이 여행으로 걷고 또 걸어야 했다. 힘들어서 다 못 갈 수도 있었지만, 통합권을 구입한 이상 7군데 도장 깨기 하듯이 다 다녀와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겨서 임무를 다 완수했다.
어찌 보면 7군데 대표적인 유적지를 통합권으로 묶어놓은 것 같다. 그리스 아테네를 대표하며 고대의 그 시대를 걷는 시간을 충분히 보내고 돌아온 것이다.
아테네에서의 마지막 날 날씨가 제일 좋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날씨가 정말 화창했다. 그렇게 우리는 길을 또 걸으며 호텔로 향했다. 하늘은 왜 그렇게 또 맑은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짐정리를 한 후에 집을 나섰다. 4층에서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오면서 이제 이 계단도 마지막이구나 하면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제 계단도 안녕!
호텔 앞 거리를 걸으면서 하나하나 장면을 눈에 담았다. 아테네에 있는 한국식당도 다시 한번 본다.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한국식당이라 반가웠다.
신타그마 광장을 통해 신타그마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올 때와는 다르게 갈 때는 지하철 1회권도 잘 구입하고, 공항표시 이정표를 따라서 지하철을 타러 잘 내려갔다.
지하철을 탔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다시 보니 공항까지 가지 않는 지하철이었다. 다시 내려서 보니 공항행 지하철은 따로 있었다. 약 1시간가량 기다려야 했다. 더 안심은 어떤 스튜어디스 언니도 우리랑 같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되어 함께 그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아테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종이로 항공권을 발급받으려고, 항공권 발권처를 찾아다녔다. 창구가 왜 이렇게 많은 것인가? 그래서 포기하고 사전에 체크인해서 미리 받은 온라인 항공권으로 출국장에 들어갔다.
출국심사를 받기 위해 기다렸다. 그런데 외국인 출국심사에는 왜 이렇게 줄을 많이 서 있는지 모르겠다. 사람은 많은데 창구에 있는 사람은 적었다. 약 1시간가량 기다린 후에 들어갔다.
작지만 그래도 알찬 면세점을 구경하고, 출국시간이 되기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비행기를 탔다.
이렇게 아테네 안녕!
이스탄불 사비하 괵첸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빨리 입국장을 향해서 걸어갔다. 사람들이 많아서 빨리 나가기 위해서 서둘러야 했다.
조금 헤매다 보니 아까본 결국 사람들이 많은 곳이 바로 맞았다. 무슨 재난상황도 아닌데 외국인 입국장은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일까? 많아도 너무 많았다. 아테네에서나 사비하에서나 외국인 창구를 좀 늘려 주었으면 좋겠다.
비행기 운행 시간은 1시간도 되지 않았지만, 공항에 오고 가고 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그래서 사람들이 버스를 탄다고 하더라. 사비하 공항을 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3시간의 시간이 소요되고 말았다. 정말 아주 많이 많이 많이 힘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이스탄불로 다시 왔다.
친구도 3시간가량 공항에서 같이 기다린 것이다. 친구도 이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 비행기가 연착되고, 시간이 맞물려서 사람이 이렇게 몰린 것 같다. 정말 우리 모두는 지쳤다.
아테네에서의 여행을 마무리하고 친구의 집에 오니 더욱 반가웠다. 우리가 함께 모이니 여기가 한국인 것 같다. 이제 시차 적응도 하고 편안해진 것 같다.
친구는 김치찌개와 함께 우리가 한국에서 사 온 한국라면을 끓여 주었다. 어찌나 맛난지 모르겠다. 국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국물요리가 반가웠다. 여행을 하다 보면 라면이 보약이라는 말이 뭔지 조금씩 알아가는 날이었다.
오랜만에 집에 온 것처럼 푹 잘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