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둘째가 생겼다. 나이가 적지 않고 첫째는 오매불망 기다려도 쉽게 안 생겼었어서 빨리 생긴 것이 좋고 기쁘다가 또 첫째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실로 첫째도 아직 너무 어린데 임신 초기의 호르몬은 진짜 나의 기분을 널뛰게 했고 보챌 수밖에 없는 가엾은 첫째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게 되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왜 죄 없는 아이에게 화를 내고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둘째에게도 미안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8주 차, 정밀 초음파를 받았다.
태아의 뇌실의 크기가 평균이상이니 2-3주 후 재검해보자 한다.
2-3주 후, 32주 차.
다시 재봐도 같은 크기로 나왔다. 내 주치의는 스페셜리스트를 만나봄을 권했다. 그때만 해도 크기가 더 커지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우리는 생각했고 전문의를 만나기 전까지 그저 결과가 괜찮길... 바라고 있었다.
그렇게 또 34주 차.
의사 선생님께서 결과를 말씀 주시는데.. 오히려 사이즈가 늘어나 있었다.. 너무 슬프고 괴롭다. 원인은 없다고 한다.
너무 잘 놀고 태동이 심해서 에너제틱하다고 늘 말하고 다녔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임신한 상태 인걸 알면서 그동안 짜증을 많이 낸 나 자신도 싫었고 쓸데없는 일로 화나게 만든 남편은 진짜 죽이고 싶었다. 이 모든 스트레스와 짜증과 불편한 것들로 인해서 이런 일이 내 아이에게 생긴 것 같아 미안하고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