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가장한 도박

여전히 적응 안돼

by 둥댕멈

내가 평화롭고 느긋한 이 나라에서 가장 싫은 게 있다면 바로 도박장이다. 도박이 합법인 이 나라에서 할 일 없고 나라에서 나오는 돈으로 맥주나 한잔씩 하고 가끔 포키를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정말 많다. 그리고 하루 종일 계시고 다음날 근무 때문에 나가는 나보다도 일찍 나와서 맥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게임을 한다. 이전에 도시에서 살 때도 사람들이 많이 하는 걸 봤는데 시골에 있는 요즘 대도시와 다르게 대부분의 상점이 일찍이 닫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다른 것을 하는 것보다 맥주 한잔 하러 갔다가 포키를 하기도 한다.


취미라고 해도 될까? 분명, 나라에서 막지 않는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냥 소소한 재미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막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인간의 판단력을 믿기 때문에 막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그 끝은 대부분 좋지 못하다.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고 혼자만 추락하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을 어둠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물론 정말 해서 돈을 얻을 수도 있다. 나도 적은 돈을 넣고 큰돈을 얻은 적이 있다. 근데 큰돈을 한 번 잃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무서워서 못할 것 같았다. 나는 고작 1달러 10달러 정도 넣고 했기에 내가 말하는 큰돈은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큰돈도 아닐 수 있다(반면에 또 다른 이들에겐 내가 쓴 돈도 큰돈이겠지). 하지만 이렇게 시작해서 나락으로 빠진 사람들을 실제로 주위에서 몇 번 본 적도 있다.


홍콩에 놀러 갔을 때, 일부 블로그 글을 보고 마카오 구경을 카지노 버스를 타고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실제로 그렇게 해보기로 하고 두어 대의 버스를 이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갔을 때는 대부분이 유료화돼서 많이 못 타기도 했었고, 그 화려한 게임장에 들어가면 너무 멋져서 입을 못 다물겠다가 아니라 어딘가 모르게 답답하고 사람들의 표정이 무섭기도 했다. 엄마랑 둘이 1불씩만 눌러보고 바로 다른 장소로 이동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못 가봤지만 엄마는 라스베이거스에 가서도 마이클 잭슨 추모 공연만 보고 오셨다. 모 연예인의 어머니는 거기 가셔서 대박 나셨다고 하는데 ㅋㅋㅋ우리 어머니는 공연만 보고 오셨군! ㅋㅋ 다행이었다. 한번 이 기쁨? 에 맛을 본 사람은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이전에 얻었던 기억 때문에 그때 느꼈던 감정 때문에 말이다.


이 나라의 사람들은 부분이 소소하고 검소하게, 느긋하게 산다. 내가 아는 한 말이다. 넓고 다양한 인종들이 많고 넓은 땅덩어리에 비해 인구는 적지만 그래서 그런지 바쁘게 살지 않고 조급하게 행동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이 평화롭고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 아쉬운 광경 중에 하나인 너무 쉽게 도박장을 찾을 수 있고, 합법적이라 많이들 수시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적당히가 될 수 없는 인간의 세계에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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