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밸브
<독일 전문가 '클라우스'>
파리에서 걸려온 피에르의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이미 결심을 굳힌 후였다. 유진 킴과 아키라의 증언은, 나의 마지막 남은 오만을 산산이 부서뜨렸다. 나는 깨달았다. 우리는 기계의 고장은 수없이 시뮬레이션했지만, 인간의 탐욕과 시스템의 부패는 단 한 번도 변수로 넣지 않았다는 것을. 그것은 특정 국가의 기술적 결함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나는 독일 녹색당의 한 의원에게 연락했다. 그는 나의 오랜 친구이자, 가장 열렬한 반핵 운동가였다.
"한스, 나 클라우스일세. 자네에게 항복하려 전화했네." 내가 나직하게 말했다. "자네에게 해줄 이야기가 있네. 후쿠시마 현장에서 내가 직접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정부의 공식 보고서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자네의 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싶네."
그것은 나의 동료들과 내가 평생을 바친 산업을 배신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실을, 그리고 먼저 용기를 낸 두 남자를 배신하는 것보다는 백배 나았다.
한스가 물었다. “…자네, 진심인가? 자네가 가진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네.”
나는 대답했다. “이미 침묵의 대가가 얼마인지 계산해 보았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