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입은 치유자
'당신으로 충분하다'
이 책은 상담 신청자들의 동의를 얻어 <내 마음의 보고서>라는 심리검사를 시행한 뒤, 검사 결과에서 가장 평균적인 모습을 보이는 모습을 보이는 30대 여성 4명과 함께 집단 상담을 실시한 과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심리학과 관련된 서적에 관심을 갖고, 한참 탐독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집단 상담에 관련된 책은 처음이었다. 책은 흥미로웠으며, 문득 슬펐으며, 떠오르는 얼굴들이 많았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는 '공감'이다. 나는 다른 사람의 상처에 얼마만큼 공감하고 있는걸까? 어쩌면 나는 누군가에게 조건없이 이해받기를 원하면서, 정작 나는 내가 이해되는 고통과 상처만 감싸 안았는지 모른다.
어릴적부터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각양각색의 사람이 있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비교적 일찍부터 알았던 것 같다. 지금도 상처받은 부모님들을 대하면서, 눈빛으로 때로는 깊은 터치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의 직업은 정신과 의사도, 심리치료사도, 상담가도 아니지만 매일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흔들리는 부모의 곁에서 적어도 옳지 않은 방향은 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반응하는 속도가 다르기에 사실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옳은지 정답은 없다. 정혜신 의사의 말대로 똑같은 인간은 하나도 없고, 모든 인간은 완전히 개별적인 존재하는 것, 그러면서도 동시에 보편성을 지닌 존재라는 것. 그 보편성이라는 것은 겉에 보이는 모습이야 어떻든 인간은 이해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존재들이란 뜻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해받고 싶다면 상대방도 그런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나의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내가 무얼하든 무조건적인 내 편이 되어 주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꺼내자면, 최근에 감정기복이 심해서 불편함을 느꼈던 한 친한동생에게서 "나는 언니가 내게 무조건적인 공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언니는 내게 정답을 이야기해"라는 말을 들었다. 사실 나는 동생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던 건 아니지만, '왜 저럴까','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판단이 앞섰던 것이다. 그저 따뜻하게 손 한번 잡아주고, "그래 정말 힘들었겠다"라고 이야기해주면 그만인 것을
살아가면서 한번쯤 '나는 왜 이러는걸까'라는 자괴감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 누군가 "그건 틀린 감정이 아니야 그럴 수 있어 자연스러운 거야"라고 마음을 읽어줄 때, 나의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하는 용기가 생기지 않는가. 나도 그분의 사랑과 수많은 사람의 공감과 지지를 통해 현재의 내가 있는 것인데, 내 주변인들에게 너무 인색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상처입은 치유자"
저마다 크기와 무게는 다르지만, 상처받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애써 외면하는 것일분 모두가 저마다의 상처와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그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며 상처받은 그 당시의 내 감정을 이해받고 공감받는 과정을 통해 상처의 본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면, 온전히 자신을 감싸안을 수 있을 것이다. 내적인 힘을 기르는 것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서 있음으로 내가 누군가로부터 받은 지지를 통해, 나 역시 누군가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상처입은 치유자'가 되는 것이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결코 딱딱한 마음을 품지 않기를 기도해본다.
"당신으로 충분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으로도 자체발광되는 귀한 사람들! 당신은 언제나 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