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맞선다는 것은
각자의 슬픔의 깊이가 충돌하는 것이다.
그 깊이는 보이지 않는 바다와도 같아,
때로는 내가 상대의 눈 속에서
고요하지만 무거운 슬픔의 물결을 보고,
그 파도에 휩쓸려 모질지 못한 나를 발견한다.
나는 상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만
그 무게에 동화되어
오히려 내 중심을 잃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나의 슬픔을 누군가가 받아들여 주길,
그 깊이를 이해해 주길 바라는 순간도 있다.
그리고 때로는 내 무게가 너무 깊어
다른 이의 마음에 모진 파문을 남기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슬픔을 품은 채 살아가는 존재이며,
그 깊이는 같을 수 없지만
서로의 바다를 건너는 다리가 되고 싶다고.
사람이 맞선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슬픔을 상대의 슬픔과 나누며
그 무게를 함께 지탱할 수 있는
단단한 공감의 끈을 엮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