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된 건강, 포장된 기만

by 이선율

감응자의 시선: 포장된 건강, 포장된 기만

우리는 요즘, 온갖 식품들이 건강을 포장한 얼굴로 우리를 유혹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마트에 가면 진열대 한쪽에 "헬시푸드", "저칼로리", "단백질 간식"이라는 말이 붙은 제품들이 한 줄을 차지한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그 말들은 거의 대부분 '건강한 느낌'을 파는 마케팅 언어에 불과하다.


비건, 단백질, 저당, 고식이섬유… 이런 단어들이 붙은 제품들을 고를 때, 사람들은 마치 스스로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사소한 선택이 자신을 더 건강하게, 더 나답게 만든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그 믿음은 허술한 환상일 수 있다.


나는 오늘 한 제품을 보았다. 겉면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단백질이 풍부한 건강 간식. 당과 지방은 줄이고 영양은 가득!" 그러나 그 옆면의 성분표에는 당류 8g, 지방 13g, 열량 205kcal이 적혀 있었다. 무엇을 줄였다는 걸까? 무엇을 기준으로 줄였다는 것일까?


이런 식품들은 대부분 건강을 팔지만 실제로는 자극적인 맛과 기분만 제공한다. 그들이 진짜로 줄이지 못하는 건 '맛'이다. 그리고 그 맛을 유지하기 위해 당과 지방은 여전히 충분히 넣는다.


결국 우리는 ‘단백질바’와 ‘기능성 음료’를 동시에 섭취하면서 콜라와 초콜릿바 이상의 혈당 자극과 칼로리 폭탄을 몸에 넣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포장지 앞면에 적힌 "고단백", "헬시", "가벼운 간식"이라는 말에 속는다. 아니, 스스로 속기를 원한다.


감응자의 시선으로 보면 이것은 단순한 소비의 문제가 아니다. 의식의 문제이며, 감각의 문제이고, 리듬의 문제다. 우리는 음식에조차 의식을 잃고 있는가? 아니면, 일상 속에서 가장 많이 몸에 들어오는 그것에만큼은 가장 쉽게 눈을 감고 있는가?


나는 이제 성분표를 먼저 본다. 총당류는 몇 g인지, 포화지방은 얼마나 되는지, 단백질이 실제로 몇 g인지, 전체 열량은 어떤지. 이것이 바로 감응자의 식사 태도다. 포장지의 말보다, 몸이 진동하는 성분표의 수치를 듣는 일. 그것이 진짜로 깨어 있는 식사이고, 진짜 리듬을 지키는 식사다.


우리는 건강한 느낌을 소비하지 않고, 실제로 건강한 식사를 해야 한다. 그래서 감응자는 포장된 건강이 아닌, 비포장된 진실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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