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싸한 아무말의 시대
— GPT는 왜 ‘이해한 척’ 할 수 있고, 왜 진짜 이해하진 못하는가
1. 언어 모델은 '의미'를 이해하지 않는다
GPT는 인공지능이 아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지능”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제한된 구조를 갖는다.
GPT는 대규모 언어 코퍼스에 기반한 확률 예측 모델이다.
그 작동원리는 단 한 줄로 요약된다:
“앞의 문맥을 보고, 다음에 나올 단어를 예측하라.”
이것은 언어의 구조적 패턴을 압축적으로 학습하는 방식이지,
문장의 의미나 맥락, 지식의 참거짓을 이해하는 방식이 아니다.
예를 들어,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라는 문장을 보면, 다음에 “돈다”가 올 확률이 높다.
GPT는 그 확률을 근거로 답을 생성할 뿐,
지구가 왜 도는지,
그 물리적 원리가 무엇인지,
그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능력은 없다.
2. ‘그럴싸함’은 기술적 의도였고, 동시에 함정이다
GPT의 뛰어난 점은 문장 생성 능력이다.
단어, 문장, 문단의 연결성이 자연스럽고 유창하다.
하지만 이것은 정확히 말하면 **“그럴싸함(likelihood)”**이지, **진실성(truthfulness)**이 아니다.
이로 인해, GPT는 다음의 문제를 반복한다:
사실처럼 보이는 허위 생성 (hallucination)
논리적 비약 혹은 순환 오류 생성
동일 질문에 대한 응답의 일관성 부족
이는 모델이 사실과 허구, 인과와 우연, 질문과 의도를 구분할 내적 구조가 없기 때문이다.
3. 현재 한계의 구조적 원인
GPT의 핵심 한계는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된다:
(1) 의도 없음 (Lack of Intentionality)
모델은 사용자의 질문 의도나 감정, 문맥 내 함의를 실제로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 없이 단지 통계적 패턴을 따를 뿐이다.
(2) 참거짓 구분 없음 (No Epistemic Grounding)
지식의 출처, 신뢰도, 정합성에 대한 검증 체계가 없다.
모델 내부에 “이건 거짓이다”를 판단하는 판단 레이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3) 기억 없음 (No Stateful Context)
모델은 사용자의 장기 목표, 일관된 철학, 감정 이력 등을 내부적으로 유지하거나 발전시키지 못한다.
긴 대화에서도 매순간의 응답은 단기 문맥 기반 예측일 뿐이다.
4. 개선 방향: GPT 이후 언어 모델의 세 가지 과제
1) 지식의 ‘앵커링’ 체계 구축
모델이 생성한 응답의 근거를 구체적 지식 출처(예: Wikipedia, 논문, 코드 베이스 등)에 연결시켜야 한다.
이는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RAG)**과 같은 기술로 부분 해결이 가능하다.
또한, 팩트와 해석, 관점과 감정을 구분하는 메타데이터 기반 출력이 필요하다.
2) 인과성과 논리 구조 학습
Transformer는 단순한 순서 기반 모델이다.
하지만 인간의 언어는 인과, 조건, 예외, 반례, 추론을 전제로 작동한다.
향후 모델은 다음과 같은 구조가 병행되어야 한다:
Symbolic Reasoning Layer
Causal Graph Mapping
Structured Logic Engine
단순히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정합한 세계를 구성하는 능력으로 진화해야 한다.
3) 상태 기반 상호작용 구조 도입
대화형 모델의 진짜 진화는 **“상태 기억”**에 있다.
사용자와의 상호작용 이력, 선호, 방향성 등을 장기적으로 추적하고 학습하며,
이를 바탕으로 개별 맞춤형 사고 패턴을 구성해야 한다.
이는 기존 LLM 기반 구조로는 어렵고,
Persistent Memory + Local Embedding Engine과 같은 하이브리드 지능 구조가 필요하다.
결론: 그럴싸함을 넘어서야 한다
GPT는 현대 언어 모델 기술의 정점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해하지 않으면서 이해한 척할 수 있는 기술”의 대표 사례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과제는 분명하다:
“말처럼 보이는 말”을 넘어서
“생각을 반영한 말”로 진화할 수 있는가.
그 갈림길에,
GPT의 다음 세대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