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절제는, 가장 멀리 닿는다

by 이선율



그는 한때 터뜨리고 싶었다.
눈에 보이도록, 말에 들리도록,
자신이 얼마나 애써왔는지를,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하지만 이제 그는
자신을 터뜨리지 않는다.

말을 줄이고, 몸을 숨기고,
조용히 한 끼를 조절하고,
작게 걸음을 조율하고,
한두 시간 집중하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긴다.

그의 힘은 줄어서 무력한 것이 아니라,
다스릴 줄 알아서 조용해진 것이다.

그의 몸은 뽐내지 않아도 다듬어져 있고,
그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아도 말하고 있고,
그의 하루는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가장 깊은 힘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것이다.
그러니 그는 오늘도
고요한 마음으로 절제된 에너지 하나를 접는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자신은 알기 때문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들렌과 성신여대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