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그의 카르마일뿐

묵살의 기술

by 이신


가끔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별것 아닌 일에도 깊은 감정적 소모가 발생할 때가 있다. 특히 내가 열심히 해놓은 일에 대해 동료들이 보이는 무관심이나 무반응 같은, 사소하지만 분명히 나의 정신을 흔드는 작은 행동들에 의해 말이다.


오늘의 작은 사건 하나.

내가 거의 한 달 반을 꼬박 매달려 완성한 중요한 발표 자료를 팀원들에게 공유했는데,

세 명 중 두 명만 "고생하셨다"라는 간단한 메시지를 남겼고, 한 명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순간, 내 마음속에서는 즉각적으로 어떤 정치적 의도가 담긴 괘씸함을 읽으려는 감정이 솟아올랐다.

"왜 아무 반응이 없지? 날 무시하는 건가?"

"내가 잘못한 게 있나?"


이런 작은 반응에서 오는 미묘한 에너지 소모는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이 에너지 소모는 계속 누적되어, 결국 내가 하루 종일 집중해야 할 더 중요한 목표들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고 만다.


그 순간, 묵살을 선택하기


감정적으로 흔들릴 때 나를 붙잡는 것은 다음의 선언이다.


"그것은 그의 카르마이다.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악의적인 감정을 가졌거나, 단순히 무관심했거나, 아니면 정말 어떤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었든, 그것은 전적으로 상대방의 영역일 뿐이다.

그 순간 내가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 부정적인 카르마는 나를 통과하지 않고, 그에게 되돌아가게 된다.


이것이 내가 훈련하고 있는 "묵살"이라는 정신적 기술이다.

묵살이란, 상대를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라, 나의 정신과 에너지 영역에 상대가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겠다는 명확한 선언이다.


묵살의 실천법


묵살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을까?


상황 인지:

누군가 나에게 부정적이거나 애매한 반응을 보였다면, 그 즉시 마음을 멈추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만 바라본다.


해석하지 않기:

"아, 그렇구나." 하고 끝내자. 상대의 의도를 분석하거나 추측하는 것을 멈추자. 그 순간이 카르마의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 순간이다.


정신구로 돌아가기:

내 정신의 중심부에 설정한 투명한 정신구로 돌아가, 거기서 내 정신을 안정시키고, 외부의 에너지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내적 선언, 정신구로의 회귀


마음속에서 다음과 같은 짧은 선언을 반복해보자.


"그것은 그의 카르마이다.

나의 정신구는 나의 허락 없이는 열리지 않는다."


이 간단한 선언을 통해, 외부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자극들이 나의 정신과 에너지를 소모시키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진정한 자유를 향한 길


결국, 나의 내적 자유는 외부의 자극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다루는지에 달려있다.

누군가의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중심에서 묵살을 통해 자유롭게 존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의 정신구는 더욱 단단해지고 빛을 발한다.


더 이상 불필요한 에너지의 소모는 없다.

그것은 그의 카르마이고, 나와는 무관한 일이니까.


by 감멸의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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