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에고 기원에 대하여
최초의 에고는 사악한 마음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태양을 향해 몸을 비트는 식물의 줄기 끝에서 시작되었다.
내 방의 몬스테라는 빛을 더 받기 위해 거대한 잎을 펼쳐 옆에 있는 금전수의 볕을 가린다. 몬스테라에게는 금전수를 죽이겠다는 악의가 없다. 단지 자신의 생존 확률을 높이려는 '굴광성(Phototropism)'이라는 본능적 알고리즘이 작동했을 뿐이다.
우주는 고정된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단순한 것보다 복잡한 것이 에너지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순환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식물에게는 비틀거림을, 동물에게는 이동성을 부여했다.
이동(Movement)은 필연적으로 '나'와 '세계'의 구분을 요구한다. 사자가 가젤을 쫓으려면 "여기 있는 나"와 "저기 있는 먹잇감"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거리 계산과 생존을 위한 좌표 인식, 이것이 바로 **아상(我相, Self-image)**의 초기 버전이다.
즉, 에고는 우주가 생명체의 생존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치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다. 문제는 인간에 이르러 발생했다. 우리는 이 인터페이스가 단지 생존을 위한 도구라는 사실을 망각했다. 우리는 화면 속의 화살표(에고)를 실제 나라고 착각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인간은 우주의 파동이자 거대한 리듬의 일부였던 자신을, 우주와 뚝 떨어진 고독한 개체로 오해하게 되었다. 몬스테라의 그늘이 악의 없는 생존본능이었듯, 인간의 모든 고통은 '분리되었다는 착각'이라는 인지 오류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우주 밖으로 쫓겨난 것이 아니다. 단지 '나'라는 가상의 울타리를 너무 높게 쌓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