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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홍 Dec 23. 2018

미운 일곱 살? 미운 삼십 대?

왜 미움을 받아야하는걸까?


‘미운 일곱 살’ 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의 도움 없인 아무것도 못할것 같은 아이가 점점 커가며 말도 익히고, 자기 주장이 강해져 제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미운 일곱 살.

5, 60대 그러니까 딱 우리 부모님 세대의 엄마분들께서 이야기하는 자리에 낀적이 있다. 온통 자식 걱정이 대화의 주를 이루는. 정확히는 딸의 걱정이었지만 일단 묶어서 말하겠습니다.
서른이 넘은 자식이 결혼도 하지 않고, 선 자리도 거부해서 조바심 한 아주머니 말에, 만나는 사람까지 없으면 아주 미워 죽겠다는 말을 한다. 어쩌다보니 나와 눈이 마주친 아주머니는 강한 어조와 눈빛으로 나에게 동조를 구한다.
딱 나의 상황이라는것을 알고 그러시는지, 모르고 그러시는지(ㅋㅋㅋㅋㅋ<웃겨서 웃은건 아닙니다)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어설픈 미소로 눈을 돌리며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나의 엄마의 심정이라는게 저런것일까 생각해봤다.
예전엔 애써 숨기고 계셨는지 어쨌는지, 나이 뒷 숫자가 무거워 질 수록 부모님의 요구도 점점 거세졌었다.

처음엔 왜 그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없는지 설명도 해보고, 화도 내보고, 회유도 해봤지만 부모님의 입장은 단호했다. 요즘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내 자식은 그러면 안된다는 말. 사람은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하고 자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 아무리 세대간 차이가 심해졌다해도, 나 역시도 부모와 공유해온 세월을 무시할 수 없기에 부모의 입장을 이해 못하겠는게 아니라서 더욱 나의 주장이 강해질 수록 감정의 골만 깊어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결국 자식은 침묵을 택하고, 좁혀지지 않는 세대간의 차이는 겉잡을 수 없는 간격으로 멀어진다.

이쯤에서 살펴보는 일곱 살과 삼십 대의 미운 공통점은 모두 뜻대로 제어할 수 없다는것 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왜 자기 주장을 가지게되면 미움을 받아야하는걸까?
자기의 주장을 가졌다는건, 우선하는 가치가 생겼다는것인데. 아이라면 그 아이가 더 다양한 가치를 접하고 본인의 세계관을 굳힐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아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면 이미 경험 속에 쌓아둔 가치관이니 존중해주면 된다. 그것이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모든것의 정답이 같을 필요는 없다. 누구나 살면서 알게되는 사실이다.범세계적인 사랑으로 모든걸 보듬고 응원해 달라는것이 아니라, 그저 옆에있는 소중한 사람의 의견을 소중한 만큼 믿고 지켜봐달라는 말이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세대간의 간격도 조금은 흐려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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