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게 맞는 것 같아?

언택트 시대 예술 디알로그 No. 18

by 엘로디 옹그

몇 년간 공사장을 종횡무진 다니며 개관 홀릭인 듯 보이는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개관의 필수관문인 듯 야간작업을 주기적으로 하며 뜯긴 점퍼에 회사 로고가 박힌 후드티에 편한 신발을 신고 모자를 즐겨 쓰는 청년인 듯 청년 아닌 사회적기업 CEO.


우리가 단숨에 생각하는 컴퓨터 앞 세련된 디자이너의 모습은 분명 아니죠.


혼자 살아가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주거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여 사회주택이라는 용어가 생겨났고 공공주택 속에서 일하고, 먹고, 노는 공동체가 되어 아름다운 거리를 존중하며 코워킹, 코리빙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중심에서 정진하고 있는 나태흠 디자이너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디자이너가 집을 짓고 다닌다고?! 세상의 반응이지요. “그래? 그게 맞는 것 같아? 그럼 그렇게 놀아” 그의 호기로운 태도에 빗대어, 한 사람의 생각이 실천으로 이어져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지 보는 듯 합니다.


예술가의 개념은 이렇듯 변하고 있죠. 예술가라는 직업에 대해 제고해 볼 필요가 있는 지점입니다. 자기 표현의 창작에 집중하는 예술가도 있고, 라이프 스타일을 주도하는 디자이너가 집을 지어 다양한 예술가를 초대하기도 합니다. 그는 디자이너이자 회사를 운영하는 CEO이기도 하고, 주택사업을 시작하는 인턴이나 사회적기업 대표를 양성하는 교육자이기도 하고, 영상편집자, 공간 디자이너, 주택 임대업자, 도시재생 기획자, 지역활동가, 문화매개자입니다.


우리는 누구로 규정됩니까? 나의 본캐는 무엇인가요. 맞다고 생각되면 그렇게 놀아봅시다! 직업관에 대해 환기하게 해주는 사회적기업 안테나 나태흠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사회적기업 안테나 공식 홈페이지 : http://ant3na.com





질문 1 > 어떤 일을 하고 계시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이후 어떻게 예술을 보여주고 계신가요?

답변 1 >

사회적기업 안테나를 운영하고 있고요. 문화적 활동보다는 사업적인 형태를 운영한다는 대답이 더 맞지 않을까 싶은데요. 예술가들이 안정적으로 주거하면서 문화를 창작하거나 스스로 더 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의 집과 작업실을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창작자로서 이런 활동들을 하고 있죠.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 비대면 중심의 내용들이 많아지면서 사용자나 창작자들의 주거와 창작이 한 공간으로 일체 되는 주거형태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집 안에서 작업을 하거나 작업실 안에서 주거를 하거나 그것과 관련된 형태의 집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질문 2 > 현재 하고 계신 일로 제일 힘들거나 곤란한 점은 무엇인가요?

답변 2 >

수익적인 방식이 제일 힘들어요. 공간 기반 사업들은 안정적인 운영권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러한 공간들을 개발하고 만들고 가는 시점이어서 공간이 오픈하기까지 비용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질문 3 > 언택트 시대가 되어 예술 측면에서 나아진 점이나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요?

답변 3 >

예술이라는 것이 과거에는 특정한 공간의 목적성을 중심으로서 표현됐다면 그 한계를 넘어선 형태의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특별한 전시장이나 예술 공간에서 예술적 표현이 표출되는 것이 아니라 밀접한 생활 중심의 예술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그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불편해하는 경향도 있고, 일상생활에서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문화예술이 삶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간의 예술 자체가 삶보다는 정해진 공간에서 표현되어 온 것으로 간주할 때 일반적인 사람들 입장에서는 접근성의 불편한 요소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그래피티가 하나의 예술로 성장한 것처럼 길, 술집, 다양한 삶의 현장 가운데 예술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느끼거나 예술 자체를 경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업 측면에서 나아진 것에 대해 생각해보면 아직은 과도기인 것 같아요. 과거에는 현장 중심에서 멘토링을 하거나 만나야 소통이 되었지만 지금은 언택트 시대 덕분에 오프라인 만남이 활짝 열려있죠. 지역에 갈 일이 많은데 굳이 교통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상 미팅이 많아졌어요. 아직은 어색하지만 이게 더 편하고 좋다는 생각을 해요. 조금 더 훈련이 된다면 익숙한 형태로의 문화로 정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과거에는 하루에 한 지역 가기 바빴다면 지금은 네 다섯 군데 가능해진 상황이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구글 자동번역 서비스 등이 엄청난 성장을 할 것 같아요. 플랫폼이 과도기이긴 한데 마치 전쟁 한번 나면 그것과 관련된 의학, 군수 등이 다양한 실험을 통해 성장하듯 비대면 중심 비즈니스적인 접근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예상해요. 전자칠판 사업도 실제 엄청 성장하고 있고 문화 쪽에서는 실시간 영상 라이브 기술이 해당되겠죠. 선지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피해가 있죠. 예술가 측면에서는 갤러리 중심 모객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온라인으로 이러한 모객 시스템을 옮겼을 때 한계점을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질문 4 > 코로나 이전부터 우리는 예술 측면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요?

답변 4 >

서브컬쳐나 실질적으로 밀레니엄 세대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형태들이 있었다고 봐요. 코로나와 별개로 문화적 활동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죠. 50~60대들이 재취업을 한다고 할 때 문화창작활동가나 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는데 이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예술계 프로그램은 없다는 거죠.


정책적 혹은 사회적 장치로서 프로그램들이 없다 보니 다들 저녁때 술을 먹는 문화로 확산되고 있는데 그 시장을 문화예술계에서 어떻게 적절하게 비즈니스 할지가 관건이죠. 일본의 경우 60대들이 젊었을 때 퀸 공연도 보며 문화적으로 풍족함을 느꼈던 ‘골든에이지’ 세대라고 불리고 가장 문화적으로 성장했고 가장 돈을 잘 벌었던 세대이기도 해요. 그래서 골든에이지를 타깃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추세에요.


반면 한국 문화가 풍성했을 때를 생각해본다면 밀레니얼 세대들의 문화가 일본의 골든에이지 문화에 해당된다고 생각하고 한국 젊은 층이 좋아하는 문화 또한 90년대, 바로 X세대 문화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문화적으로 풍성해서 요즘 재등장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문화와 자본과 시간이 있는 50~60세의 문화적 괴리감은 굉장히 크죠. 이 사람들이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형태가 국가 차원에서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세대가 한국 사회에서도 중요한 문화 소비자로서 성장해야죠.


50-60세까지는 남을 신경 쓴 세대라면 밀레니얼 세대들은 워낙 자기를 표현하는 문화나 프로그램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다르죠. 대표적으로 연예인 ‘화사’가 핵심이죠. 예전의 싸이가 나온 느낌이었는데 대중예술, 현대미술 시장에서 밀레니얼 세대들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모델로서 진행하고 있느냐가 중점이죠. 이는 예전과 비슷한 모델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소수를 위한 예술판이 많다는 거에요. 사실 세대만 약간 다른 일반 대중들은 아이돌을 예술가로서 인정하지 않아요. 예술가로서 시대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에요. 그래야 시대의 흐름을 더 빨리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요.


즉각적인 반응, 예를 들어 카카오 톡을 선호하고 전화하는 것을 싫어한다든지 기성세대들이 하지 않았던 소통의 채널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스스로의 예술적 활동들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려는 것처럼 트렌드를 받아주는 형태로 삶을 변하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코로나 덕분에 이제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고 디지털노마드 형태로 어디서든 일하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어요. 사고의 개념, 지금까지 지녀온 관념, 관습을 내려놓으면 ‘나 때는 저랬는데. 애들은 이게 맞는 거야’라는 의문으로부터 편해질 수 있죠. 꼰대스러운 것은 ‘내가 바라보는 청년은 이랬는데 넌 왜 이렇게 안 해?’라는 질문을 갖는 것이죠. 그저 ‘그래? 그게 맞는 것 같아? 그럼 그렇게 놀아’라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급격한 성장을 한 것에 반해 삶을 인식하는 사고 인식이 높지 않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나이 들어서가 아니라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물가 또한 높아졌지만 문화를 바라보는 수준은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이죠.


질문 5 > 아쉽게도 실현하지 못한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답변 5 >

엄청 많죠.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나만 아는 대학>이 대표적으로 아쉬웠던 프로젝트인데 설명을 하자면, 창작자들이 다양한 지역에 있잖아요.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이 좋을 시간에 창작자들의 워크숍을 적정하게 해주는 플랫폼을 만드는 형태에요. 저도 꿈을 계속 찾고 있는 중입니다. 꿈을 찾고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시도와 트렌드와 연관되려고 앞의 상황들과 실험들을 계속해보고 싶어요.

‘아츠스테이’라는 주거 공간을 기반으로 그 안의 경험을 지역문화로서 잘 성장하게 돕고 싶습니다. 공간이 주는 강점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간혹 공실이 났을 때 공간이 주는 다양한 사용성을 믿고 있죠. 공간이 있다는 것은 다양한 상상들을 실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질문 6 > 지금의 위치에 있기까지 영향을 받은 예술가나 인물이 있나요?

답변 6 >

다양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고 있죠. 특히 서지령 대표님에게 제일 영향을 받았죠. 경험을 통해서 내용을 성장시키는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역을 다니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영향을 받아요. 요즘에는 최근에 본 책인 「퇴사준비생의 런던」,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영향을 받았어요. 사회적 기업을 처음에는 상업적인 형태로 시작을 했는데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서 문래동이라는 지역으로 가게 된 것이고 안테나가 그때부터 제대로 시작이 된 거죠. 지역에 살고 명확하게 공감하면서 지역에서 느낀 대안들을 하나하나 만들어보게 된 걸 보면 지역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아요. 예술가들이 스스로 작업을 하듯 우리는 우리가 지역에 대한 대안들을 만들어왔던 거죠.


질문 7 > 예술가의 사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답변 7 >

우리가 지속적으로 느끼는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생활권 내 지역문화의 고민들이 산재해있죠. 가만히 있으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바라보고 해왔던 디자인 방법을 중심으로 사회를 해결하려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솔루션을 찾고 싶어요. 그리고 이것을 잘 정리하여 다른 사람에게도 노하우를 전달해 주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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