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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닝 Feb 19. 2021

쿠팡이츠, 배달 그 본질에 가장 출중한 앱

쿠팡이츠 앱 뜯어보기

왜 배민에서 쿠팡이츠로 갈아탄 걸까


작년 말, 회사 팀장님이 ‘쿠팡이츠 써 보셨어요? 진짜 빨리 와요.’ 라며 서비스를 극찬하셨다.

사실 나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어서 한번 선택한 서비스나 브랜드에 대해선, 쉽사리 바꾸지 않는 성향이다. 특히나 배달 앱의 경우 주문을 위해 입력해야 하는 기본 정보들이 복잡하다보니 (주소, 결제계좌+ 기존에 주문한 이력 등) 더더욱 그런 편이다. 그런 내가 ‘진짜 빨리 온다’는 말 한마디에 혹해선 재택 중인 어느날 한번 반신반의로 주문해보기로 했다.


결론은. 그날 이후로 나는 더이상 배민을 사용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이 리뷰를 위해 배민을 열었다가 홈이 바뀐 걸 처음 인지했을 정도.. 그리고 비단 이런 경향은 나만 느끼는 게 아니다. 뉴스에서는 쿠팡이츠의 점유율 이야기가 날로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해져간다. 게다가 나 역시도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 스스로 쿠팡이츠를 써보라며 홍보하고 있다.


나는 왜 배민에서 쿠팡이츠로 갈아탈 수밖에 없던 걸까? 단순히 사용자의 관점이 아닌, PM의 시각에서 쿠팡이츠의 주요 기능을 정리해보고 싶어졌다. 깊이있게 분석한다기 보다는, 쿠팡이츠를 사용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점을 간략히 정리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참고한 프레임워크의 출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해외 면접 앱 크리틱을 통한 UX실력 상승시키는 방법 :  https://brunch.co.kr/@rachelykim/11

꽃비내린님의 모비인사이드 분석 [UX분석의 정석] App Critique로 UX분석하기 – 브런치편 : https://www.mobiinside.co.kr/2020/04/13/ux-app-critiqu/







1. 쿠팡이츠의 등장


  기존 배달 시장의 수단은 전화였다. 사람들은 전단지를 보고 혹은 상호를 검색해서 전화로 주소를 부르고 메뉴를 주문했고, 배달 기사와 직접 만나 결제를 하는 사용성으로 배달을 이용했다. 이 시절 길거리에 널린 전단지를 모아 만든 서비스가 배달의 민족이었고, 사람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앱으로 배달을 하는 신기한 경험을 누렸다. 이 경험은 결국 대부분의 배달 행태를 '앱을 통해' 누리는 방법으로 사용 패턴을 바꿔놓았다.

  쿠팡이츠 출시 전 배달 시장은 배민과 요기요의 독점이었고 (사실상 같은 회사..) 이 말인 즉슨 배달 시장의 거의 대부분의 유저들은 배민과 요기요를 사용한다는 말도 된다. 어느 경쟁자 하나 비집고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 이 시장에 '쿠팡이츠'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했다. 예상 외로 여러 입소문으로 압도적1위인 배민을 맹추격하며 점유율 3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 : 배달의민족, 배달앱 시장 선두 속…쿠팡이츠 관심도 급등, 비욘드포스트 (21.2.8)


올해 1월 기준으로 요기요를 바짝 따라잡은 쿠팡이츠는 1,2위 업체에 비하면 아직 제공하는 매장 수는 적지만 점점 제공 지역 범위를 늘려감과 동시에 그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변화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앱의 목적 및 사용자층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좋았던&불편했던 사용경험을 알아보고자 한다:)






2. 앱의 목적과 사용자층


1) 한 줄로 정의하는 서비스


먹고 싶은 음식을 '빠르게' 받아보고 싶은 배달 앱 사용자


2) Primary 유저는 누구고 Secondary 유저는 누구인가


- Primary 유저 : "빠르게" 배달을 받아보고 싶은 배달앱 사용자

슬로건인 "한번에 한집만, 빠르고 안전하게" 라는 말처럼 여러 배달지를 모아서 배달하는 배민과 다르게 쿠팡이츠는 한번에 한집만 다이렉트로 배달하는 구조다. 금액이나 할인 등에 구애받기보다는 오직 빠르게 배달을 받아보고 싶은 유저들에겐 가장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배민이나 요기요를 통해 주문했던 경우 배달 시간은 거의 50-60분이 디폴트였다. 즉 먹고 싶을 때 주문하기보다는 '먹어야지' 싶을 때 '미리' 주문하거나, 당장 먹고싶어도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상황인 거다. 그렇게 기다리다 지치거나 김이 빠지거나... 먹을 타이밍을 놓치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빠르면 15분 늦어도 30분 내에 오는 쿠팡이츠를 경험하고서는 시간에 종속되지 않는 배달 경험을 하게 됐다. 이처럼 현재 쿠팡이츠의 마케팅 행보 등을 봤을 때 나같은 경험을 가진 사용자들을 주 타겟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Secondary 유저 : 기존 배민과 요기요를 잘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

배달앱의 특성상 신규 유저 유치보다는 기존 사용자의 수평이동이 주가 될 것 같다. 특히 배달앱의 경우 초기에 입력해야 하는 정보들이 적지는 않고, (필수 정보가 주소와 전화번호이기 때문에) 입점 업체 수로 보면 배민이 월등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브랜드를 갈아타기란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배민이나 요기요를 사용하던 유저들 중에서 최초 할인 등의 이유로 일회성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해당 서비스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업체 중심의 관점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으나, 사실 나는 only 이용자이고 업무나 라이더의 입장은 잘 모르기도 하고 고려해보지 않아서 그 부분은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했다.






3. 어떤 점이 좋은 사용경험을 주는가


1) 엄청 빨라진 배달 시간

 

"한번에 한집만, 빠르고 안전하게"

배달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었다. 이는 배차 방식이 서버가 알아서 콜과 배달원을 1:1 매핑해주는 '강제배차' 방식 에서 비롯하여 가능한 구조라고 한다. (나무위키 출처) 서비스의 기능적 측면보다는 사업적인 + 서비스 방향의 관점에서의 좋은 사용 경험 항목에 속할 것 같긴 하지만, 이게 곧 현재 쿠팡이츠의 포지셔닝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기존 배달앱 서비스에서 가장 불편하게 느낀 사용자의 니즈를 즉각적으로 해소한 셈이다.

배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구이고, 음식은 직접 가서 먹지 않는 이상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 만든 즉시 빨리 먹을 수 있도록. 게다가 기다리는 일은 굉장히 지루한데 그 불만에 쌓인 기존 유저들의 답답함을 한번에 해소시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쿠팡이츠 광고. 한집배달임을 강조하고 있다.




2) 탐색부터 주문까지 고민의 단계를 줄여준 홈 구성


내가 생각하는 고민부터 주문까지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1. 먹고 싶은 음식을 정했음 → 바로 검색 → 주문

2. 먹고 싶은 음식을 못 정했음  → 이곳저곳 탐색 → 결정하기까지 망설임 → 주문


'나는 신전떡볶이가 먹고 싶다' 처럼 먹고 싶은 음식을 바로 정한 경우에는 사실 가까운 근처의 가게를 고르면 되니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족발이 먹고 싶다'고 특정 메뉴를 정한 경우에도 해당 카테고리로 바로 진입하면 되니 탐색 단계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어느 앱이든 검색 기능이나 카테고리별로 메인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먹고 싶은 음식이 명확하지 않을 때'의 상황인 것 같은데, 쿠팡이츠의 경우 홈 구성이 그 탐색의 과정에 적합하게 구성되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있어야 할 것은 다 있으면서도, 굳이 사용자에게 고민을 하게 만들지 않도록 하는 간결한 구조가 인상적이다.

카테고리별 구성 / 인기 맛집(프랜차이즈) / 그 하단으로는 필터를 통해 맛집 리스트를 '가게 단위로' 노출해주는데(추천 로직은 잘 모르겠음) 스크롤을 내리면 홈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필터가 상단에 붙어 올라가있다. 딱히 검색을 하지 않아도 바로 필터를 걸어서 볼 수도 있고 무한 스크롤로 원하는 가게를 주욱 탐색해서 볼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굳이 뭐 먹지?'를 생각 하지 않아도 가게를 보면서 원하는 음식을 쇼핑하듯 담는 느낌을 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3) 주문-배달 중-배달 완료의 과정을 직관적으로


메뉴를 고른 후에는? 주문&결제의 과정을 마주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느낀 인상은 '그 과정이 굉장히 직관적이고 + 강약을 명확히 주었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근거를 아래 화면에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배달 현황 : 정보의 중요도와 집중도를 다르게 배치하여 주목할 정보에 강조를 해두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사용자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질 '배달 시간'에 대한 정보를 크게 강조했기에 유저들은 '얼마나 걸려?'라는 정보를 찾느라 헤매지 않아도 된다. 지금 어디에 어떤 단계가 진행중인지 역시도 깔끔한 UI로 구성된 점이 주목할 만했다. 검정과 파랑, 두 색을 사용해서 깔끔한 느낌이다.

지도뷰 : 배달에 있어서는 "지금 어디래? 어디쯤 오고있대?"라는 사용자의 의문을 해소해줄 수 있도록 지도뷰를 적극 활용했다. 가게 위치와 우리집, 그 사이에 배달이 어느정도 되었는지를 직관적으로 나타내주고 있어서 굳이 앱을 붙잡고 기다리지 않아도 '슥' 볼 수 있었다.

푸시 : 적재적소에 날아오는 푸시 또한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요소로 동작했다. 주문 수락 / 도착 / 배달 완료 / 그리고 한 30분쯤 지난 후에 날아오는 리뷰 요청까지.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만 골라서 날려주고 있었다.

정말 필요한 정보만 간결하게, 그러면서도 다 담아내고 있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감을 느끼며 사용한 부분이다.






4. 어떤 점이 나쁜 사용경험을 주는가



1) 다소 보기 불편한 리뷰보기 UX


쿠팡이츠는 탐색과 배달까지의 경험에는 굉장히 특화되었으나, 막상 가게 상세 페이지에 들어가면 이곳저곳 불편하게 느끼는 요소들이 좀 보였다. 아직 다듬어나가는 과정일지 모르겠으나 사용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이 바로 이 리뷰 보기 영역이다.

대개의 사용자들은 가게를 정하고 메뉴를 고를 때, 리뷰와 별점을 보고 선택에 대한 확신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리뷰를 위해 점주들은 애를 쓰고, 하나라도 나쁜 리뷰나 별점이 올라오면 이용자들이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게의 매출과도 직결되기도)

그.런.데. 가게 상세 페이지에 들어가서 리뷰를 한번에 볼 수가 없다. 스와이프를(스크롤 같기도) 두 번이나 해야 리뷰 전체보기가 나온다. 일부러 리뷰를 보게끔 만든 구성일지는 모르겠지만, 리뷰를 보겠다고 작정한 사용자는 전체 페이지에 들어가서 보고 싶은 리뷰를 선택해서 보지 작게 나와있는 미리보기에서 리뷰를 보는 행위를 굳이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한 동선을 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개별 리뷰를 누르면 전체보기 페이지 중에서 해당 리뷰로 들어가는 동작이고, 처음부터 보려면 다시 스크롤해서 올라가야 하는 구조이기에 전체보기 버튼이 상단으로 나와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리뷰 전체보기로 한번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2) 눈에 잘 띄지 않는 즐겨찾기 + 비대면 결제 불가


즐겨찾기 : 즐겨찾기가 가게 커버 이미지에 가려 잘 안보일 때가 있다. 상대적으로 묻히는 느낌이 든다. 가게 입장에서도 그렇고 즐겨찾기가 더 눈에 띄게 잘 보인다면 더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주문한 가게 리뷰를 통해서도 좀 더 쉽게 즐겨찾기까지로 유도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잠깐 들었다. 사실 크게 불편한 요소는 아니지만 개선되었으면 하는 정도의 의견!

비대면 결제 불가 : 특정 상황에서 카드결제나 계좌이체가 불가능한 경우 비대면 결제를 부득이하게 하게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경우에 대안이 없어서 불편했던 적이 있다. 이것 때문에 불가하게 배민을 사용했던 적이 있다. (-회사에서 법카로 결제하고 영수증을  받아야   ..) 서비스의 방향이나 정책적인 문제라면 할말이 없지만, 비대면 결제에 대한 지원도  되면 사용의 범위가  넓어질  같다.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유저 입장에서는 좋을 거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과거의 나도 그랬다. "우리에게는 정보가 이만큼 있어요~ 다 보세요!" 라고 자랑하면서 제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정보들이 정말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아니라고 답할 수 있는 항목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다. "이것도 있고 이것도 있으니 다 보세요"보다는 사용자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있는가?가 서비스의 품질과 사용성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으로 많이 바뀌었다.


쿠팡이츠 서비스를 이것저것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은 그런 강약 조절을 정말 잘하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홈에서도, 업체 상세 페이지에서도 결제와 주문의 과정에서도 과하지 않고 필요로 하는 정보들이 제자리에 잘 앉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아무리 후발주자라도, 결국 서비스가 제공하고자 하는 방향에 충실하고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에 집중하여 편하게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한 서비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일단 '빨리' 도착한다는 배달의 본질에 충실한 서비스이기에 앞으로도 쭉 이용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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