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에게 요구되는 하드스킬은 무엇일까?
클럽하우스에 중독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
들어보면 세상에 너무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여실히 느낀다. 주제별 방에서 옹기종기 혹은 강연을 듣는 듯 이야기를 나눈다. 전문적인 이야기부터 시덥지않은 일상의 교류, 경험의 나눔, 그리고 배꼽빠지게 웃음을 주는 성대모사방까지 이 모든 게 나에겐 새로운 탐험지가 된다.
주제가 많을수록 더 두드러지는 건, 나는 어느 방에 속해 있는 것인가인데 그것이 곧 나라는 사람의 관심사와 정체성을 정의해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상하게 직무와 관련된 이야기에 유난히 관심이 가고 재미를 붙이는 편인 것 같다.
그렇게 관심만 갖고 기웃기웃하던 중, 우연히 참여하게 된 멘토링 모임의 대표분을 통해 PM/기획자들 수다를 하게 됐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온 한 주제 ‘기획자의 전문성’ 이란 화두에 대해서 생각 정리 겸 적어볼까 한다. 잠시 용어 정리를 하자면 이 글에서 기획자는 PM과 비슷한 의미에서 적어 내려갔다. (엄밀히 따지면 다른 포지션이지만 아직까지 한국의 여러 조직에서는 유사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기획자는 어떤 전문성을 가져야 할까요?”
갓 1년정도 된 주니어 기획자분의 질문이었다. 데이터, 디자인, 개발.. 여러 각 전문가들은 본인만의 하드스킬이 있는데 도대체 기획자/PM은 어떤 전문성을 가져야 할지 고민이라는 데서 온 질문이었다. 듣는 나도 대답하기에 난감해졌다. 그러게, 정말 기획자의 전문성은 뭘까?
사실, 요즘 들어서 정말 느끼고 있는 건 기획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포지션의 정의였다.
우선 기획자는, PM은 하나의 프로덕트를 시작부터 끝까지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덕트가 어떤 사업적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지 그 목표에 프로덕트의 성과를 얼라인하고, 방향성과 로드맵을 정하고, 그것을 이 프로덕트에 함께하는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공유된 목표에 맞춰 각 전문가들이 프로덕트의 기능 구현과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이곳 저곳에서 세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해야 한다.
프로덕트 구현 후에는 정량적/정성적 지표도 같이 분석하고, 이후의 방향도 설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획자가 데이터를 보고, 개발도 알고, 디자인도 잘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만... 물리적 시간적 한계, 그리고 개인별 관심사의 차이 등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다만 내가 내린 결론은 이들 모두와 완성도있는 제품을 위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각자의 소통을 위해 조금씩의 지식은 쌓아가야 하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에서 정의하는 조금씩의 지식이란 용어의 통일, 어느정도의 시스템적인 이해, 사업에 필요한 데이터의 정의 - 와 같은 정도이고 사실 명확한 수치적으로 결론내리기엔 너무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다시 돌아가서, 그러면 기획자는 하드스킬이 없는가? 라고 하면, ‘당연히 아니오’ 다.
베이스가 디자인/개발/데이터에 있다면 그것이 개인마다 강력한 무기가 될 수는 있다. (이 지점에서 조금 조직마다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기능의 상위 정책과 방향과 더불어 ux까지 기획자가 맡아 하는 조직이라면 ux적인 지식이 더 요구될 수는 있겠다.)
다만 기획자의 하드스킬은 어떤 기능적인 부분이 아닐 수 있다는 거다. - 비즈니스적 사고, 목표와 방향을 설득시킬 수 있는 명확한 논리력, 그것을 ‘오해 없이’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글쓰기 능력&언변)까지. 어찌보면 사업의 리더에게 요구되는 그것들과 다를 바 없어보이긴 한다.ㅎㅎ
그래서 결론은 많은 서비스에 대한 관심, 내가 속한 산업과 도메인에 대한 지식적 이해, 거기에서 얻는 인사이트, .. 이런 모든 것들이 축적되어 기획자의 하드스킬을 쌓아올려가주는 것이 아닐까. 물론 경력에서 얻는 짬도 무시할 수 없겠지?
전문성이 없어보이지만 어찌보면 가장 전문적이어야 하는 기획자/PM. 그게 또다른 매력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