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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닝 Mar 11. 2021

재미를 원하는 시대

왜 사용자는 재미를 찾을까? - 책 '토이리즘' 을 읽고

숏폼(Short-form)영상의 인기

단 15초로 사용자를 사로잡아라. 2017년 시작된 틱톡은 숏폼(Short-form)동영상을 사용자가 제작/공유할 수 있게 한 중국의 SNS이다. 시즌성으로 반짝 인기를 끈 플랫폼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다운로드 수를 공고히 하며 새로운 동영상 형식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젠 숏폼이 한 축의 트렌드라는 것을 인정받은 셈인지 얼마 전 인스타그램은 '릴스'라는 숏폼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새로 출시했고, 유튜브도 짧은 동영상만 모아둔 shorts라는 베타서비스를 시행중이기도 하다. 


출처 : https://news.joins.com/article/23788189




너 지금 거기 있구나? 내 위치를 공유하는 앱 Zenly

얼마전 우연히 알게 된 앱 젠리(Zenly)도 참 특이하다. 위치 공유라 함은 과거 연인끼리의 소위 '감시하는 용도'를 떠올리기 십상인데, 이것을 하나의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요즘 Z세대에게 참 인기란다. 어떤 기사에서는 'Z세대가 자발적으로 위치 추적을 당하는 앱(출처)'이라는 타이틀을 붙여두었는데 그 말에 백번 공감했다. 

너무 다양한 기능들이 있지만 주 기능은 지도를 기반으로 한 위치 공유 서비스 + SNS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친구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지도 기반으로 알 수 있고(심지어 배터리 정보까지), 이모지를 날리며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는다.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만났을 땐 폭죽이 터지는 기능까지 .. 도대체 이런 게 왜 인기인 걸까? 왜 요즘 세대들은 자발적으로 위치추적을 당하는 걸까?


[참고할만한 기사]

[앱리뷰] Z세대는 왜 ‘젠리’를 쓸까

20대 폰에는 없고 10대 폰에만 있는 앱






앞서 사례를 든 틱톡이나, 젠리같은 앱 외에도 요 근래 특히 대세였던 클럽하우스같은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인기를 끌고 사람들을 모은다. 

도대체 왜 이런 서비스들이 인기일까? 동영상 자체가 유저들에게 어떤 의미있는 도구로서의 가치를 지니기 때문일까?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같은 수많은 SNS가 있는데도 굳이 젠리를 쓰는 이유는 뭘까? 

그 답을 나는 이 책 '토이리즘'을 읽고 어느정도 찾을 수 있었다. 정답은 '재미있기 때문에'.


틱톡에서 진행된 각종 챌린지는 하나의 홍보, 놀이수단이 되었다. 내가 만들고 생산하는 콘텐츠를 공유하고, 남이 만든 콘텐츠를 보며 따라하기도 하고 즐긴다. 딱히 깊은 의미는 없다. 그저 틱톡 안에서 노는 것이다.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야 카톡이나 전화, 문자.. 수없이 많지만 공유된 위치를 기반으로 대화하고 (예-오늘 하루종일 집에만 있네요^_ㅠ...) 이모지를 날리고.. 서비스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액션과 행동이 다 놀이 도구인 셈이다. 이제는 더이상 서비스가 목적으로서의 역할만 지향해서는 안 된다. 사용자들에게 재미를 주어야 한다.






읽게 된 건

토이리즘 (천위안 / 영인미디어) 

우연히 클럽하우스에서 어떤 분이 이 책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관심이 생겨 사서 보게 되었다. 책은 그리 두껍지 않았고, 이론보다는 실제 사례 위주로 접목해서 설명하고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았다. 2017년에 나온 책 치고는 지금 트렌드를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데에 놀랐다. 다만 3년 사이에 트렌드가 많이 바뀐 부분들도 있어서 요즘 서비스에서 적용 중인 실제 사례를 떠올리며 읽으니 좀 더 체감이 되었다.

이론적인 부분을 잊지 않고 정리해두고 싶어 브런치에 글을 작성해 본다.






토이리즘의 개념


툴리즘과 토이리즘

실용적 가치만 지닌 상품의 개념이 아니라 '재미 요소'를 갖추었느냐에 대해 툴리즘과 토이리즘의 개념이 나뉘어진다.

툴리즘(toolism) : 기본적인 기능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키는 실용주의적 상품 전략

토이리즘(toylism) : 상품의 기본 기능 + 사용자의 오감을 자극하고 정신적인 만족을 제공하는 상품 전략. 기능에 대한 수요뿐 아니라 흥미/재미/멋 등 고차원적인 심리적 수요까지 만족시키는 것


토이리즘과 구별되는 게임화의 정의

게임화(gamification) :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바꾸지는 않되 '보상 시스템을 잘 갖추어 참여도와 열정을 끌어올리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얻도록 하는 전략

게임화는 비즈니스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비즈니스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서 의미가 있으며, 반면 토이리즘은 소비자 심리의 커다란 변화와 연관된 전략으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


툴리즘과 토이리즘을 책에 나온 개념을 기준으로 하나의 표에 정리해 보았다. 



장난감의 도구화 / 도구의 장난감화


장난감의 도구화

토이리즘 상품은 사회적 계층에 따라 천천히 보급되고, 마지막까지 보급되고 난 이후에는 장난감이던 것이 일반적인 도구로 자리잡는다.

예) 기차의 첫 등장 → 계급에 상관없이 타게 됨 : 장난감의 도구화 


도구의 장난감화

장난감의 도구화가 완성되었을 때는 사람들의 신기함과 호기심이 사라진 이후(소위 김빠진 상태..) 이기에 관심이 줄어든다. 이후에 이 상품에 혁신적인 변화가 연이어 출연하게 되고 도구의 장난감화가 시작된다

예) 일본의 신칸센 (일반 기차의 개념을 뒤집음) : 도구의 장난감화

→ 고속철도의 보편화(우후죽순처럼 늘어나게 되면) : 장난감의 도구화

출처 : 토이리즘




토이리즘 시대의 소비자 심리 변화


풍요의 시대

"물질의 풍부는 수많은 사람을 해방시켰다. 사람들은 더 이상 생계를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지 않아도 된다. 자아실현의 추구는 더 이상 특정한 계층의 권리가 아니며 매우 보편적인 현상이다." - 토이리즘, p.146


툴리즘의 활약으로 풍요의 시대를 맞이 → 토이리즘이 등장해 새 시대를 주도함

부족의 시대 : 기능성 수요를 만족시키는 도구성 상품이 반드시 필요. 기능적 수요도 만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토이리즘은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음 > 지금까지 툴리즘이 우위에 있던 이유

포화의 시대 : 부족했던 상품이 충분히 공급되어 포화 상태에 이르면 필연적으로 토이리즘 상품이 등장해 업계를 주도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 패드, 컴퓨터같은 도구뿐만 아니라 요즘 맞춤형 가전 (예-삼성 비스포크 냉장고)이 인기인 이유도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하며 읽었다! 가전이 도구로서의 역할이 아닌 꾸미고, 장식하는 하나의 즐거운 요소로 변모하는 것이다.



사용자 권력의 확장

인터넷의 확산으로 인한 사용자 거리 & 기업과 사용자 간 거리의 축소 : 인터넷으로 연결된 전 세계의 사용자들이 매우 빠르게 연합하여 업체에 대응,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가능

사용자는 상품의 기획-제작-마케팅에 참여하여 최종 형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사용자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예) 프리뷰버전 제공, 사용자 참여 상품 마케팅 등


놀이의 침투

바쁜 현대인 : '놀이'를 위해 굳이 시간을 내기가 어려움 

이로 인해 현대인은 일상에서 놀이 수요를 만족시키고자 함 

점차적으로 업무와 오락의 경계선이 흐릿해지고 있음


호기심

요즘 시대의 소비자 성향 : 물질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예전에 봤던 것과 비슷한 상품에 눈길이 가기 어려움. 하나의 상품을 주목하거나 이해하려는 의지가 적음

재미있고, 멋지고, 새로운 토이리즘 상품은 사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기에 매력적인 요소




토이리즘 SP분석


토이리즘의 개념을 좀더 잘 이해하도록 돕고,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기 위해 책에서는 '3S4P표'를 제시하고 있다. 

3S : 토이리즘의 기본 방향

4P : 마케팅 전략의 주요 요소

아래 항목을 기준으로 각 서비스들이 얼마나 토이리즘 기준에 적합하게 되어있는지를 분석해볼 수 있다. 상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각 항목별 정의를 참고하고자 아래 표로 정리해보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아래 기준에 맞추어 서비스를 분석해보고 싶다 :)

토이리즘의 3S4P 분석 표를 보고 각각 항목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적어 보았다. 실제 서비스에 반영해본다면 더할나위 없이 큰 공부가 될 것 같다.






이제야 조금 사용자 입장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토이리즘은 단순히 재미를 주는 차원이 아니라, 사용자들의 심리적 수요까지 만족시키는 개념이라는 것. 도구로서 만족시키는 것에 그치면 안된다. 앞으로 더 나아가 내가 담당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자들이 이 트렌드에 맞게 '재미있는 장난감' 다루듯이 여기에서 놀게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도. '감'이나, 단순한 생각의 차원이 아니라 마케팅 전략과 기본 방향 차원에서 심도있게 고민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든다. (지금 책을 통해 공부한 걸 꼭! 제대로 분석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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