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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닝 May 16. 2021

프로덕트의 원칙을 세운다는 것

프로덕트를 더 낫게 만드는 나만의 기획 원칙은 무엇일까

뉴스 기사, 아티클, 에세이 ... 하루에도 내 주위에는 수없이 많은 읽을 거리가 떠다닌다. 궁금한 내용을 검색하면 꼭 거쳐야 하는 관문 중 하나는 유튜브가 되어버렸다. 트렌드를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기는 하는데, 오히려 볼 것이 차고 넘치다 보니 무엇을 보는 게 적당한 건지 모르겠다. 양 말고 질이라고는 하지만, 질 좋은 것 중에서도 우선순위를 매겨 '더 유익한 것'을 골라내는 일이 더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정보의 홍수라고 하는 이 시대에 살면서 기분 좋은 일은 홍수 속에서 진짜 옥석을 만나는 때가 아닐까 싶다. 읽는 내내 손에서 펜을 놓을 수 없는 책을 읽어 내려갈 때, 받아적고 캡처하느라 한 시간을 두 시간처럼 봐야 하는 영상을 접할 때. 요 며칠 간 접한 책과 다큐가 나에겐 그랬다.


프로덕트 오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와 브라운(Braun)의 디자이너로 유명한 '디터 람스(Dieter Rams)'의 다큐멘터리. 서로 분야는 전혀 관련이 없을뿐더러 이야기하는 주제도 당연히 별개의 것들이지만 이 두 책과 다큐를 보며 나는 한가지 메시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바로 '원칙'에 대한 이야기다.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프로덕트 오너 (Product Owner)


저자는 쿠팡의 PO인 김성한님이다. 막연한 직무의 개념인 프로덕트 오너에 대해 주제별로 쉬운 예와 함께 명료하게 정리된 것이 특징이다. 업의 본질에 대해 되새겨볼 수 있던 좋은 책


프로덕트 오너는 하나의 프로덕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기획-분석-디자인-개발-테스트-출시-운영까지 주도하는 사람이다.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고객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끊임없이 분석해야 하고, 사업적 관점에서 지향하는 목표와도 부합하는지 지속적으로 검증해나간다. 그래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메이커들과 만나면서 늘 그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을 최우선으로 해야만 한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일 것 같다. 늘 해야 할 일은 많지만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가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 어떤 곳은 경영진의 사업 전략에 따른 우선순위가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느 곳은 고객 VOC에 따라 판단하기도, 혹은 내부 자원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 상황과 문화, 환경..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회사 단위가 아닌 개개인별로 그 우선순위에 대해 명확히 다르게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원칙이 필요하다고.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선 같은 개념인 것이다.


고객의 요청은 다양하지만 자원은 한정적이다. ...메이커나 다른 유관 부서에서 우선순위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문의하면 대답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원칙이 필요하다. 결정을 내릴 때 언제든지 잣대로 삼을 수 있는 법 같은 것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  

(중략)

'가이드 원칙(Guiding Principle)'이라고 부르는 이 부분에는 주로 4~6개의 원칙을 목록화한다. 해당 프로덕트를 개발하거나 운영할 때 꼭 지켜야 하는 법 같은 것이다. 1번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고, 내려갈수록 부수적인 것들로 채운다. ... 그리고 최종적으로 모두가 동의하는 원칙이 정해졌을 때 개발에 착수한다.

- 프로덕트 오너, p.81-82






디터 람스(Dieter Rams) 다큐멘터리


Less, but better. 회사 동료분께 추천받아 보게 된 디터람스 다큐멘터리. 한 사람의 생애를 떠나 거장의 가치관과 철학을 듬뿍 담아낸 메시지 덩어리였다.



디터람스는 워낙 유명한 디자이너이기에 굳이 설명은 따로 적지 않겠다. (나무위키 참고)

사실 보기 전에는 그의 이름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디터람스의 좋은 디자인 10원칙'이 왜 나왔는지 그 내용은 무엇인지를 다큐를 통해 짧게나마 처음 접하게 됐다. 원칙을 세운다는 것이 '이대로 하겠다'라는 의미라기보다는, 일을 해나감에 있어서 흔들림없는 나만의 기준과 방향을 세운다는 측면에서 깊이있는 성찰이 수반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약하자면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



모든 것은 상호 작용하며 다른 것들에 의존합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 그 일을 하는 방법.
그리고 왜 그 일을 하는지에 관해 더 철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디자이너로서의 제 작업을 있게 하고
제 디자인 철학의 기본이 되는 10가지 원칙을 공식으로 만들었습니다.



[Dieter Rams’ 10 Principles of Good Design / 디터 람스의 좋은 디자인 10원칙]


1. Good design is innovative.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2.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seful.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유용하게 한다.


3. Good design is aesthetic.

좋은 디자인은 심미적이다.


4.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nderstandable.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 가능하게 한다.


5. Good design is unobtrusive.

좋은 디자인은 요란하게 거슬리지 않는다.


6. Good design is honest.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7. Good design is long-lasting.

좋은 디자인은 영속적이다.


8. Good design is thorough down to the last detail.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까지 철저하다.


9. Good design is environmentally friendly.

좋은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이다.


10. Good design is as little design as possible.

좋은 디자인은 가능한 최소한으로 디자인된다.


보면서 감탄한 그의 명언 하나 더. 시작 10분도 안된 시점부터 명언이 쏟아진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 되새겨봤다 (출처 디터람스 다큐)






나의 Action Plan


1. 내 모습을 돌아보았다. 내가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은? 내가 메이커들과, 이해관계자들과 협업 시 이 기능에 대해 공유했던 과정은?  늘 '나의 주장' - '그것을 뒷받침할 근거'로만 문서를 구성하고 설득해나가려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서비스 단위의, 기능 단위의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그에 따라 서비스 방향을 잡아나갔던 적이 몇 번이나 되었던가?


2. 여기서 내가 되새길 포인트는 원칙이라는 게 단순히 기능 단위를 기획할 때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 회사의 사업적 방향과 궤를 같이 하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서의 개념으로 이해했다. 내가 서비스를 만들 때 세워야 하는 원칙이 무엇일까? 


3. 그리고 더 나아가서 원칙이라는 게 프로덕트를 넘어서는 일이라는 것을 디터 람스의 태도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나의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인가?'의 고찰에서 시작되었다는 그의 디자인 10원칙은 나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나의 프로덕트는 좋은 프로덕트인가? 정말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제공하는가?'


4. 이제 해볼 것은 세부적으로 고찰하고 직접 만들어보기. 조만간 꼭 정리해서 업데이트하는 것이 목표!

프로덕트 관점에서 - 내가 프로덕트를 만들 때 지켜야 하는 명확한 원칙들은 무엇인가? 제품 단위 기능 단위로 고민해보자.

PM의 관점에서 -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끝까지 가져가야 하는 자세, 궁지에 몰린 상황이 와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 신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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