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종교인의 기도

by 달팽이구름




영상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다. 어, 이거 대학 때 그 친구랑 같이 이야기했던 건데. 저녁밥을 먹다가 문득 떠오른다. 병원에 가신 그 선생님 남편 분은 별일 없겠지? 날짜를 살펴보다 문득 떠오른다. 아, 오늘 그 친구 생일이네. 어떻게 살고 있을까. 감자를 먹으며 문득 떠오른다. 할머니는 지금 마을 회관에서 놀고 있을 시간인가.



영영 멀어진 이들, 여전히 함께 하는 이들, 내일이 되면 만나는 이들까지. 그들에 대한 사소한 기억이 불쑥 찾아오면, 잠시 멈추어 그곳에 머무른다. 때로는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도 함께 동봉하여 보낸다. 비종교인인 나에게 기도란 대체로 이런 식이다. 얄리얄리얄라성나무아미타불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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