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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팽이구름 Apr 17. 2022

두려움이 나를 삼킬 때

영화 어웨이 &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애니메이션 <어웨이>와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는 두려운 마음이 들 때 이를 어떻게 대할지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다. 두려움이나 공포와 같은 감정은 위험을 감지하고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나름의 쓸모가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불쾌함을 준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감정들은 종종 피하고 싶은 불청객이 되곤 한다.




비행기 사고로 조난을 당한 <어웨이> 속 청년은 알 수 없는 곳에서 거대한 어둠과 마주하게 된다. 어둠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니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다. 이곳이 어디인지, 내일의 모습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청년은 앞으로 나아가 보기로 한다. 어둠이 따라오는지 거듭 뒤돌아 확인해보고, 다리를 부수어 다가오지 못하게 해보기도 한다. 이렇게까지 했으면 그만 멀어졌으면 좋겠는데. 눈에서 사라졌지만 꿈에서까지 나타나 기어코 긴장을 하게 만든다. 이 거대한 어둠을 어찌하면 좋을까? 아예 없앨 수 있다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질 것만 같다.    

 



자꾸만 따라오는 어둠의 존재, 두려움과 공포

      


<어웨이>에서는 우리들이 지닌 내면의 두려움이 어둠으로 표현된 것과 달리,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에서는 사랑스러운 인어 ‘루’로 표현된다. 인어가 있는 곳은 두렵지만 양질의 전복이 생산되는 곳이다. 가고 싶지만, 쉽사리 가기 어려운 장소인 것. 주인공 소년에게 할아버지는 바다가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소년 역시 바다가 궁금하지만 늘 구명조끼를 착용한다. 사실 음악을 좋아하고 밴드를 하고 싶어도 쉽게 좋아한다 말하지 못하는 이 소년은 루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웃고, 노래하고, 수영하며 마음의 빗장이 풀려간다.      



루, 나 수영 못해
힘 빼
못해, 난 못 떠. 빠질 거라 생각하니 정말 가라앉네



수영하는 법을 배우며, 두려움에 다가간다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감정을 보지 않으려는 심적 태도는 긍정적 감정들까지도 함께 차단하기에 결국 삶과도 거리를 두게 만든다. 그러니 마음을 어지럽히는 두려움을 다루는 방법은 이를 떨쳐내려 하거나 애써 모른 척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 무엇이 두려운지 그 실체를 들여다보는 것, 수백 가지 감정들이 매일 들락날락 스쳐 지나가고 있음을 아는 것이다.      




두려움과 공포가 너무도 거대하게 느껴져 방해가 될 때, 살아있는 한 이런 상태가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임을 받아들이고 소년처럼 ‘둥실둥실’ 몸을 맡기는 연습을 한다면, 불편하고 낯설지만 이제껏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리라.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구명조끼를 벗고 물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세상을 만난 소년
<어웨이> 어둠이 함께 있지만, 아름다운 풍경도 함께라는 것



어웨이(Away, 2021) / 애니메이션 / 라트비아 / Gints Zilbalodis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Lu over the wall, 2018) / 애니메이션 / 일본 / Yuasa Masaa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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