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일이 자신에게 맞을 수 없다. 일을 나에게 맞추기보다 내가 일에 맞추는 게 더 쉬운 일이다. 공무원이라 일이 나에게는 무거운 갑옷 같다. 겨우 억지로 입었지만 갑옷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어기적 어기적 겨우 발걸음만 내딛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이에겐 갑옷이 아닌 날아갈 듯한 날개옷일 수 있다. 앞서 공무원 생활 중 내가 느낀 공무원의 민낯만을 얘기했다. 힘든 날도, 속상한 날도 많았지만 보람찼던 날도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민원 응대를 했을 뿐인데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거나 친절하다는 얘기를 들으면 속으로 뿌듯했다.
직장생활을 하며 매일 행복하지도 매일 불행하지도 않다. 어떤 날이 더 많은지에 따라 직장생활이 판가름 난다. 아직까지 나에게 공무원 생활은 우울하고 힘든 나날들이 더 우세하다.
그럼에도 공무원을 꿈꾸는 당신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어쩌면 생각보다 힘든 날들이 지속될 수 있다. 사람에게 치이고 일에 치이며 공직 생활에 회의를 느낄 날들이 있다. 차라리 밤새 공부하던 공시생 시절이 그리워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당신이 처한 불안한 현실보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주는 안정성이 더 필요하다면 도전하자!
직장생활에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루에도 수십 명을 상대하는 공무원은 늘 좋은 말만 들을 수 없다. 좋은 말은 귀에 담고 나쁜 말은 그저 흘려보내야 한다. 말을 표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솔직하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만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해 마음을 콕콕 상처 내려는 사람이 있다. 그런 말과 행동에 현혹되어 계속해서 곱씹어 보지 말고 말 그대로를 받아들이자. 세상은 단순하게 살수록 마음이 편해진다.
모든 일이 그렇듯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실패한 사람은 도전하지 말라고 하지만 성공한 사람은 도전하라고 한다. 공무원도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나처럼 일에서 도망갈 구석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 당신은 일에서 보람을 느끼며 천생 공무원으로 성장해 뜻깊은 공직생활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