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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해준 Jul 05. 2021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출근

비상근무

폭우가 내리고 태풍이 온다는 일기 예보에 공무원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바로 비상근무이다. 비상근무는 각종 천재지변에 따른 재난, 재해를 대비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비상근무가 산불 비상근무와 태풍 비상근무일 것이다. 산불 비상근무는 날씨가 건조한 봄, 가을에 주로 실시한다. 태풍 비상근무는 말 그대로 태풍이 주로 발생하는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실시한다. 비상근무 시즌이 오기 전 미리 근무조가 편성이 된다. 만약 본인 근무 날짜에 사정이 생기면 조율하여 근무 날짜를 조정할 수 있다.


산불 비상근무는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한 비상근무이다. 주로 건조 지수에 따른 기상 특보에 의해 결정된다.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 평일부터 주말까지 모두 실시한다. 나는 2번의 산불 비상근무를 경험하였다. 주말에 출근하여 9시간 동안 대기하고 퇴근하였다. 9시간을 대기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중간에 비라도 내리길 기도했다. 산불 비상근무는 건조한 날씨가 원인이기 때문에 비가 내려 건조 지수가 내려가면 비상근무도 해제된다. 1번은 비상근무 아침에 비가 내려 출근하기 전에 해제된 적이 있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태풍 비상근무는 태풍의 세기, 강우량 등의 영향을 받는다. 주로 호우 경보가 발생하면 비상근무가 발령다. 본청에서 발령 문자를 보내준다. 대기하라는 문자를 받으면 바로 다시 출근해야 한다. 나 또한 퇴근 후  10시에 바로 출근한 적이 있다. 집과 회사가 가까워서 준비하고 걸어서 바로 출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차로 출근하는 사람의 경우, 폭우가 내리는 밤에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을 뚫고 다시 출근해야 한다. 재난 재해를 대비하다 오히려 당할 수도 있다. 이렇게 출근을 하면 해제 연락을 받기 전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야 한다. 운이 좋으면 호우경보가 해제되어 두세 시간만 근무할 수도 있다. 아니면 어중간하게 밤을 새우고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도 있다.


태풍 비상근무로 새벽 6시에 출근했었다. 억수같이 비가 내리고 나무가 뽑힐 듯 바람이 부는 새벽이었다. 우산은 이미 포기했다. 비옷을 입고 걸어갔다. 비옷도 딱히 소용이 없었다. 바람에 몸은 휘청거리고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무사히 도착했다.

장마가 곧 시작된다고 한다. 이번 장마는 비가 적게 와 피해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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