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악해지는가?

람보 라스트 워 (Feat. Mindhunter on Netflix)

by 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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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착한 사람이 아닙니다


"인간은 원래 악한 존재야.
더욱 악해지지.
다만 감추며 살아갈 뿐이란다"

람보는 어느 외진 농가에서 말을 길들이며 조용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친딸처럼 아끼는 '가브리엘'이 있는데 그녀는 이제 도시로 나가 살고 싶어 하지요. 가브리엘은 물가에 둔 아이와 같아서 람보에게 있어 걱정스러운 존재인데요. 그런 그녀가 집을 떠나 도시로 나가려 합니다. 인간의 악한 모습만을 보며 처절하게 살아온 람보는 그녀에게 조언을 하나 해주죠.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미국 국경에 위치한 멕시코의 인신매매범에게 잡혀 몹쓸 짓을 당합니다. 그런 그녀를 찾고자 람보는 '악을 응징한다'는 명분으로 인신매매 조직의 씨(?)를 제거합니다.

IMG_1963.jpg 가브리엘, 몹쓸 악당들에 의해 납치를 당합니다

사실, 람보 영화의 특징은 정치적인 색깔과 잔인함에 있죠. 1982년도에 개봉한 람보 1(First Blood)은 그 시작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고 제대한 람보가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시대상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멕시코와의 국경 문제로 다소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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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지형지물을 활용해 적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장면들은 <람보>를 관람하는 또 다른 관람 포인트입니다. 2008년에 개봉한 영화에서는 뱀을 직접 다루기도 해서 징그러운 장면이 있었는데요. 악당들을 응징하는 장면에는 신체의 일부가 드러나기도 해서 보는 내내 눈을 몇 번이나 감았는지 모릅니다.

rambo-raseuteu-weo.jpeg 이 농기구의 용도는 어떻게 바뀔까요?

인간이 가진 본성 중 하나인 '악함'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해졌습니다. 원래 사람은 악한 걸까요? 아니면 이성이 있기에 본성이 가려지는 걸까요?


폭력성은 의도된 게 아닙니다


우리 뇌의 전두엽은 이성적인 사고를 담당하고 있고, 변연계는 감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두엽의 존재를 발견하는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요. 1900년대 초, 한 철도 노동자가 꼬챙이가 머리 앞부분에 꽂히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다행히 목숨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이후 그는 이전보다 더 많이 욕을 하고 폭력적으로 변했다고 해요. 즉, 이성이 고장이 나서 감정이 그대로 행동으로 보이는 거죠.


희로애락이 있는 인간이 장례식장에서 폭소하지 않고, 결혼식장에서 대성통곡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이성과 적절히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성이 망가지면 악한 감정과 생각이 그 어떤 필터도 거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마인드헌터> 연쇄살인마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주행 했던 드라마가 있습니다. 2018년도에 론칭한 <마인드헌터>입니다. 연쇄살인마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1980년대 FBI 소속의 요원 '존 더글라스'는 아침저녁으로 편히 알고 지낸 사람이 갑자기 살인을 저지르는 심리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우연히 그를 유심 있게 지켜봐 온 행동분석과에서 근무하고 있던 노련한 요원 '빌'이 그를 스카우트하며 새로운 범죄 유형을 만들어 나갑니다.


당시에는 살인마를 어떤 악마의 형상을 한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들에 대한 사회의 처분은 사형 혹은 종신형이었고 '인간'이라는 개념을 지워버리곤 했죠. 그런데 FBI 요원 존과 빌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한 번의 살인으로 그치지 않고 연속적으로 살인을 하는 범죄자들에게는 분명 과거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고 그런 원인을 제거해 버리면 살인 자체를 즐기는 악한 사람들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거죠.


그들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한 행보는 당시 사회에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실제 살인범죄자들을 인터뷰하고 사고의 과정을 추적해보려는 것이었죠. 그래도 존과 빌은 사고는 예방이 우선이고, 그들을 잡기 위해선 그들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자기들의 이론 구축에 힘을 쏟습니다.

627_mindhunter_103_unit_04416r31.jpg 존 더글라스와 그의 동료 빌, 나도 저 나이 되면 빌처럼 늙을 테야..

결국 그들의 공통된 생각은 하나입니다.


사람은 악한 본성을 갖고 태어났지만
모두가 악해지는 건 아니다

그 사람을 바라보는 주위의 관점이 그를 악하게 만듭니다.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 관점이 문제라는 얘기지요. 내가 타인의 긍정적인 면에 집중하면 그가 좋아집니다. 반대로 안 좋은 점만 찾아내려 하면 그는 나에게 있어 친해지면 안 될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사실 상대는 내 관점에 따라 변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 자체인 거죠.


나에게 좋은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면 사람 보는 좋은 관점이 없는 겁니다. 옷장을 보면 많은 옷들이 있지만 정작 입을 만한 게 없다고 하죠? 사실 그 옷들은 처음 샀을 때부터 변한 게 없습니다. 처음 그 옷을 진열대에서 봤을 때 설렘이 사라지고 '유행이 지난 구닥다리 옷'이란 내 관점만 남은 거죠. 옷은 아무 잘못 없습니다. 충동구매한 그때의 내가 잘못인 거죠.


연말이 다가옵니다. 나에게 잘해준 사람만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동안 관계가 껄끄러운 사람도 관점을 한 번 다르게 해서 좋은 점을 찾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혹시 아나요? 내 영혼의 단짝 친구이었을지도.



<후담> 분명 개봉은 '라스트 워'인데 언제 '라스트 블러드'에서 바뀐 걸까요? 아마 이번 편이 마지막은 아닌 듯합니다. 왜냐하면 람보 1편의 부제가 '퍼스트 블러드'이었거든요.


다운로드.jpeg 그래 한 번 더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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