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오늘 억수로 밥 많이 먹었어”
— 사랑은 때때로 알림처럼 온다.
지금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는,
도무지 사랑스럽다.
마치 작고 귀여운 고슴도치가 내 품 안에 꼭 달라붙은 것만 같다.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보송해진다.
3학년이 되어 처음 받은 키즈폰은
정말 둘만의 하트페어링 같은 존재가 되었다.
학교 수업이 끝날 때,
방과 후 수업이 끝날 때,
학교 앞 분식점에 들를 때,
학원에 갈 때,
집으로 돌아올 때—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는 매번 문자를 보낸다.
“엄마, 나 지금 분식집이야.”
“엄마, 나 이제 집 가!”
혹시 엄마가 걱정할까 봐,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짧은 메시지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치 알림 문자처럼 도착하는 이 짧은 메시지들이
나를 웃게 만들고, 마음을 놓이게 한다.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이에게
내가 매일 하는 당부는
“밥은 꼭 다 먹기. 반찬은 남겨도 밥은 남기지 말기!”이다.
그리고 오늘은, 두 배로 반가운 알림이 왔다.
“엄마, 나 오늘 억수로 밥 많이 먹었다!”
부산으로 전학 온 뒤,
아이는 친구들에게 사투리를 하나씩 배워오고 있다.
그 말투마저도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억수로 많이 먹었다.’
그 말 한마디에,
나는 웃고, 흐뭇하고, 배까지 부르다.
오늘 아침, 감기에 걸린 내가 걱정되었는지
엄마에게 문자가 왔다.
“딸, 목은 좀 괜찮니?”
서울에서 부산까지 325킬로미터.
멀리 떨어져 사는 딸이 아프다는 소식에
애가 타는 엄마의 마음을,
이제야 조금 알 것도 같다.
“엄마, 나 많이 나아졌어.”
그렇게 문자를 보냈다.
나도, 우리 아이처럼—
묻기 전에 먼저 " 나 잘 있다고" 안부를 전하는
‘이쁜 딸’이 되고 싶어진다.
오늘도 아이에게 행복한 숨 하나를 또 배운다.
에필로그
<어느 밤 철부지 엄마와 다정한 아이의 자장가>
아이 옆에 누워 볼을 비비며 잠을 재우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벅차서,
시간이 흐르고 찾아올 어느 미래의 순간이
떠올랐다.
“우리 00이 결혼하면 엄마가
015B의 <이젠 안녕> 노래를 들었을 때처럼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해 “
“왜?”
“지금은 이렇게 매일 보는데
그때는 보고 싶어도 자주 못 보니까 “
“추석에 보자나”
“뭐? 그때 한번?”
“아니 설날도. “
“그럼 두 번?
엄마 생일에는 안 오고? ”
“올 거야. ”
“아빠 생일도? “
“응 “
“그냥 자주자주 계속 올게 “
투정 부리는 철없는 엄마에게 해주는
다정한 아이의 약속.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아도 괜찮다.
훗날, 홀로 선 너의 하루가 행복하기를
엄마는 그거면 충분하니까.
붙잡을 수 없는 어린 날의 소중함.
영원하지 않아서 더 아름다운 오늘임을 알기에.
나는 아이와 나눈 순간을, 그리고 지금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