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노래를 찾았다. 그뿐이랴. 노래와 함께 즐거움도 찾았다.
하나에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이다. 이번 역시 전과 다르지 않다. 음악 재생 목록은 노래 한 곡을 위한 원룸이 된 지 오래다.
손가락을 놀리는 이 순간에도 노래는 내 귀를 떠나지 않는다. 아니, 내 삶을 떠나지 않는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앨범 커버에 흔적을 남는다면 몇 주 전에 이미 너덜너덜해졌으리라.
운이 참 좋았다. 노래라면 수없이 많지 않던가. 그중에서 빈말로도 유명하다 할 수 없는, 그렇지만 내 마음에 쏙 드는 노래를 찾아낸 것이다. 우연이라면 우연이고 인연이라면 인연일 테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아주 특별한 인연이라 굳게 믿고 있다. 어쩜 이리도 어여쁜지. 소리에 형태가 있다면 고운 천에 싸 둥기 둥기 업고 다닐 지경이다.
원래 노래 가사를 잘 듣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별달리 신경 쓰지 않는다. 중독성 강한 후크송 후렴구면 또 몰라. 보통은 노래방에 가서야 제대로 된 가사를 알게 된다. 듣고 싶은 대로 듣고선 음만 흥얼거리는 것이다.
이번만큼은 그래선 안 될 것 같다. 고작 일기 몇 줄 쓰는 나도 키보드 앞에서 온갖 머리를 다 짜내는데. 노래 가사는 오죽하겠는가. 필시 머리를 싸매고 말 그대로 영혼을 갈아 넣었으리라. 노고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싶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가사 한 줄 한 줄을,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어본다.
삼분 삼십 초를 이어 붙여 칠 분을 만들고 또다시 십분 삼십 초를 만든다. 그렇게 얼기설기 엮다 보면 하루가 충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