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언 Sep 07. 2021

그림과 책

꾸준한 성취에 대한 자기 기대치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랬기에 주 3회만 그려도 성공적일 것이라 여겨 주 3회 그림 그리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태산같이 높은 목표라 여기고 계획을 세웠으나 삼일 만에 목표의 높이가 뒷산보다 낮다는 것을 빠르게 깨달았다.


무언가를 눈으로 담고 손으로 옮기는데서 오는 작은 성취, 이어진 선이 올곧은 형태를 이루어 냈을 때 오는 신비함이 조약 한 집중력을 얼기설기 이어줬다.







최근에 읽은 소설 중 책 이름만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몇 권이 있다.


머리도 눈가도 비를 머금은 듯 먹먹해지는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영화에서 나온 음악 한 자락만 들어도 아련함이 밀려와 시선을 아래로 떨구게 된다. 영화에만 해당되는 감정이라 생각했는데,  소설 제목만 떠올려도 머리가 울리니 여태까지 그런 먹먹한 작품을 영화에서밖에 찾지 못해서 감정의 범위를 영화에 한정시켰나 보다.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단 생각을 많이 한다.


매력적인 주인공이 흥미로운 줄거리 위에서 걷는 모습을 누군가의 가슴에 아로새겨지는 문장으로 읊어내고 싶다.


어떻게 이런 단어의 조합으로 이런 문장을 만들어 냈는지, 그 아름다움에 경탄에 찬 한숨을 내쉬게 되는 책들이 있다.


글의 주인이 보는 세상은 어떨까. 참으로 궁금하다. 그들의 눈에 세상은 비 그친 늦봄의 새벽처럼 아스라이 빛나는지, 아니면 나와 같은 세상을 보고 손 끝으로 찬란함을 빚어내는지.

이전 23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