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5키로_127일차

봄날은 온다

by FriendlyAnnie

봄날은 온다.


기나긴 겨울의 터널을 정신없이 빠져 나오니 봄날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어느새 나뭇 가지에 올록 볼록 싹이 트고 있고 겨우내 얼어붙었던 호수의 물은 모두 녹아내렸다.


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흘러만 간다. 아무런 특별한 일을 해내지 못한 것 같은데 시간은 잘도 흘러 또 다른 한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매일 달리기 시작한 지 127일째. 가을에 시작한 나만의 미션이 이제 세 번째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계절마다 달릴 때의 느낌은 아주 다르다. 겨울 동안 달리는 것은 추위를 헤치고 두꺼운 옷을 입고 달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달리고 나면 겨울에는 잘 느낄 수 없는 상쾌함을 선사한다. 봄 가을은 적절한 기온 덕분에 달리기가 여러모로 가장 편한 계절들이다. 봄날에 아름다운 풍경 속을 달릴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되고 설레인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과 꽃봉오리들, 벚꽃이 만개할 봄날들을 생각하면 마냥 즐겁다.


내가 이 미션을 마무리할 때는 사계절을 돌아 다시 가을이 될 것이다. 여름의 더위를 견디며 달리는것과 장마철 빗속에서 어린 아이가 된 마냥 비를 맞으며 달리는 것도 사계절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의 참묘미이다. 그렇게 한 바탕 달리기를 즐기고 나면 계절을 돌아 또 가을이 될것이다. 삶은 그러한 반복 속에서도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어느 한 순간도 같은 순간이 없이 변화무쌍 하다.


어느새 나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달리기와 함께 나는 또 다른 계절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계절은 늘 돌아 그 자리에 오게 된다. 우리의 겨울은 지나가고 그렇게 봄날은 다시 우리에게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