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서 읽기가 가장 좋은 영어 습득 방법이며, 책을 읽는 사람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뇌의 기능을 강화되어 고차원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론적으로도 증명이 되어 있지만, 내가 직접 경험을 했고, 수많은 아이들을 가르쳐 오면서 점점 더 확신을 하게 되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여러 요인으로 인해, 그 확신에 물음표를 던지게 되었다.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아이들이 원격 수업 등으로 제대로 된 인지 자극을 받지 못해서 발달이 늦어진 것이다. 특히 초등 저학년 기간을 집에서 보낸 친구들은 사회성 발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적으로 친구들의 학습 발달이 늦어지기도 했지만, 그 중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은 친구들도 상당수였다. 한 학급에 경계선 지능을 가진 친구들이 10%가 넘는다고 하니 말이다. 인지 자극과 발달이 늦어진 것과 더불어, 스마트폰을 어린 시절부터 사용해 온 것 또한 한 큰 요인이 되었다.
다시 등교를 하고 바깥 활동을 하면서 대부분의 친구들은 학습 상황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아이들이 책읽기를 점점 싫어하고 힘들어 하는 건 사실이지만, 꾸준히 읽는 습관 형성과 책을 읽고 상호작용을 하는 것을 통해서 개선이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코로나로 한창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던 2021년~2022년, 문자 인지와 읽고 이해하는 것이 힘든 친구들이 꽤 많이 우리 학원에 오게 되었다. 몇 번의 수업으로 그 친구들 중 몇 명은 경계선 지능을 가진 것으로 추측이 되었고, 용기를 내어 아이의 상태에 대해 어머님들께 적극적인 상담을 진행했다. 당시 그 친구들은 이미 4, 5학년이라 경계선 지능을 가진 것을 늦게 발견한 셈이었다. 그나마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정확히 인지하고 인정하시는 부모님의 아이들은 검사를 진행하고, 아이가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면서 자기만의 속도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취해주셨다. 아이의 상태를 인지도 못하고, 인정도 못하시는 부모님들은 또 다른 학원을 찾아 아이의 상태와 맞지 않는 학습 방법을 택하시기도 했다.
책읽기는 뇌의 전 영역을 자극하고 발달 시키는 활동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아이들에게도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고 뇌와 사고능력의 발달을 가져온다. 시냅스의 연결과 미엘린화가 이 느린 아이들의 뇌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고 2년 동안 아이들과 열심히 읽었다. 낭독과 북토크, 글쓰고 발표하기, 그리고 기억인출 활동 등 아이들의 기억력을 높이고 뇌를 활성화 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그 중 한 아이는 처음에는 단어를 소리 내서 읽는 능력이 발달하더니(의미 전달은 받지 못하고), 최근 들어 이해하는 능력도 눈에 띄게 발전하는 중이다. 물론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아이의 상황을 이해하고 책읽기와 운동(수영)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들 덕분에 불가능할 것 같은 책읽기가 가능하게 되었다. 책읽기와 더불어 신체 활동은 아이들의 지능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렇게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마음이 힘드신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고 인정하면서 아이에게 맞는 방법, 아이가 행복하게 세상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나가는게 중요하다. 아이가 느리지만 자기만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음에 무한한 응원과 격려를 해주고 그 다음 단계를 함께 모색해 나간다면 아이가 세상에서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갈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