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riendlyAnnie Apr 21. 2024

느린 친구들

느리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나는 원서 읽기가 가장 좋은 영어 습득 방법이며, 책을 읽는 사람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뇌의 기능을 강화되어 고차원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론적으로도 증명이 되어 있지만, 내가 직접 경험을 했고, 수많은 아이들을 가르쳐 오면서 점점 더 확신을 하게 되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여러 요인으로 인해, 그 확신에 물음표를 던지게 되었다.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아이들이 원격 수업 등으로 제대로 된 인지 자극을 받지 못해서 발달이 늦어진 것이다. 특히 초등 저학년 기간을 집에서 보낸 친구들은 사회성 발달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적으로 친구들의 학습 발달이 늦어지기도 했지만, 그 중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은 친구들도 상당수였다. 한 학급에 경계선 지능을 가진 친구들이 10%가 넘는다고 하니 말이다. 인지 자극과 발달이 늦어진 것과 더불어, 스마트폰을 어린 시절부터 사용해 온 것 또한 한 큰 요인이 되었다.


 다시 등교를 하고 바깥 활동을 하면서 대부분의 친구들은 학습 상황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아이들이 책읽기를 점점 싫어하고 힘들어 하는 건 사실이지만, 꾸준히 읽는 습관 형성과 책을 읽고 상호작용을 하는 것을 통해서 개선이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코로나로 한창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던 2021년~2022년, 문자 인지와 읽고 이해하는 것이 힘든 친구들이 꽤 많이 우리 학원에 오게 되었다. 몇 번의 수업으로 그 친구들 중 몇 명은 경계선 지능을 가진 것으로 추측이 되었고, 용기를 내어 아이의 상태에 대해 어머님들께 적극적인 상담을 진행했다. 당시 그 친구들은 이미 4, 5학년이라 경계선 지능을 가진 것을 늦게 발견한 셈이었다. 그나마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정확히 인지하고 인정하시는 부모님의 아이들은 검사를 진행하고, 아이가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면서 자기만의 속도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취해주셨다. 아이의 상태를 인지도 못하고, 인정도 못하시는 부모님들은 또 다른 학원을 찾아 아이의 상태와 맞지 않는 학습 방법을 택하시기도 했다.


책읽기는 뇌의 전 영역을 자극하고 발달 시키는 활동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아이들에게도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고 뇌와 사고능력의 발달을 가져온다. 시냅스의 연결과 미엘린화가 이 느린 아이들의 뇌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고 2년 동안 아이들과 열심히 읽었다. 낭독과 북토크, 글쓰고 발표하기, 그리고 기억인출 활동 등 아이들의 기억력을 높이고 뇌를 활성화 시키는 작업을 해왔다. 그 중 한 아이는 처음에는 단어를 소리 내서 읽는 능력이 발달하더니(의미 전달은 받지 못하고), 최근 들어 이해하는 능력도 눈에 띄게 발전하는 중이다. 물론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아이의 상황을 이해하고 책읽기와 운동(수영)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들 덕분에 불가능할 것 같은 책읽기가 가능하게 되었다. 책읽기와 더불어 신체 활동은 아이들의 지능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렇게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마음이 힘드신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고 인정하면서 아이에게 맞는 방법, 아이가 행복하게 세상에 적응할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 나가는게 중요하다. 아이가 느리지만 자기만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음에 무한한 응원과 격려를 해주고 다음 단계를 함께 모색해 나간다면 아이가 세상에서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갈 날이 올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05 읽기가 느린 아이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