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 20년 동안 열심히 살아왔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이 많았다.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왔지만, 그릇이 크지 못하여 끊임없이 노력은 하였으나, 힘을 내다가도 너무 힘들 때면 가족끼리 서로를 원망하며 싸우기도 하고,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더욱 마음 아프게 표현하기도 하였다. 매일 밤 11시에 퇴근하고 돌아오면, 처음엔 해 놓은 음식들을 잘 먹던 아이들이 점점 퇴근할 때까지 밥을 먹지 않고 있곤 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엄마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일하는데 저녁도 안 먹고 있냐고 야단을 치고 슬퍼했다.
바깥 일로 힘들고 지쳐서 퇴근한 나는 아이들에게 6학년이 될 때까지 잠자리에서 졸면서도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했다. 책을 읽다 졸고 있는 나를 깨우면서 계속 읽어 달라고 했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그래도 그 때까진 괜찮았던 것 같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던 무렵부터는 많이 바빴다. 주말에도 한 번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결국은 밖에서 에너지를 다 쓰고 들어와서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지 못하는 나쁜 엄마가 되어갔다. 아이들과 함께 인라인을 타고, 여행도 다니면서 시간을 함께하고, 대화를 하고 함께 공유하는 게 많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요란한 가족이라 칭하면서 그래도 나름 괜찮은 가족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삶이란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아이들은 더 이상 이전의 말 잘 듣던 어린이가 아니었고, 나는 아이들과 씨름하는 것이 힘에 겨웠다. 결국 난 나쁜 엄마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