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사춘기에 대해서 공부합시다

아들아 방황해서 고마워_03 나와 자녀를 분리하는 연습 시작

by FriendlyAnnie

사춘기에 대해서 공부합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아주 큰 착각을 하면서 지냈다.
‘우리 땐 사춘기를 모르고 지냈다. 우리 아이들도 심하게 사춘기를 겪지 않을거야.’
우리 세대와 아이들 세대 사이에는 엄청나게 큰 환경적 변화가 있다고 피상적으로만 생각했지 아이들이 어떻게 얼마나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난 아이들의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마치 폭탄을 맞은 느낌이었다. 그것도 아주 커다란 폭탄을…
사춘기에 접어든 딸은 점점 화장품을 사 모으기 시작했고, 방학 때마다 염색을 하고, 교복을 완전히 갖춰 입지 않기도 하는 등 학교에서 규정하고 있는 규칙들을 하나씩 거부하기도 했다. 이제 18세가 된 우리 딸에게는 화장도, 염색도, 교복을 단정하게 입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 딸은 학교를 다니지 않지만,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을 봐도 화장이나 염색 정도는 문제화 하지 않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고, 교복도 이제는 학생들에게 편한 생활복으로 전환을 하는 학교들도 많이 생기고 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과의 중학교 시절 갈등의 많은 부분이 그것들로 인해 비롯되었다. 내가 조금만 더 세상의 흐름을 제대로 보았더라면, 학교에서는 규제를 하더라도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푸근함을 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 세대는 한 교실에 60명을 앉혀놓고 주입식으로
수업을 해도 수업이 진행이 되던 세대이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던 세대이기에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이
말하면, 학교에서 시키면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고 요구했다. 나는 아이들의 사춘기를 겪으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우리와 다른 세대인지 눈뜨게 되었고, 아이들을 더 알고 싶어서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아이들에 대한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우리 세대와 그 이전 세대에서 지켜오던 기준을 아무런 의문없이 따르라고 하는 무지막지한 엄마에서는 벗어났다.

물론 역사적으로 언제나 기성세대의 역할이 있어왔다. 변화하는 세대와 시대의 혁신으로 인한 부작용과 불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기성세대의 역할이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 기성세대도 새로운 세대에 대해서 공부해야 하고, 그들로부터 배워야 한다. 내가 대학을 졸업한 1990년대 중후반 까지는 좋은 대학을 나오면, 대학교 내내 공부를 열심히 안해도 취업이 가능한 시절이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는 친구들도 꽤 있었고, 대학 진학율이 40%를 약간 넘던 시절이라 대졸 취업이 비교적 쉬웠다. 2011년~2019년 사이의 대학 진학률은 평균적으로 75~80% 정도. 전국에 408개의 대학이 있지만, 서울 경기 권 대학이나 국립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어렵게 대학을 진학하여 졸업한다 하여도, 원하는 직장을 얻는 것은 정말 하늘에 별 따기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 가기이다. 요즘 청년들은 열심히 살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져 있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만난 청년들은 그런
과정을 밟은 사람이건 아니건 정말 예전의 우리보다 열심히 살고 있었다. 이런 환경 탓에 조급해진 부모들은 아이들을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다그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부모들만 아이들을 채찍질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열심히 공부할 것을 요구당하고 있다. 한 청년의 말처럼 이런 사방에서의 압력은 아이들에게 ‘좋은 대학을 못 가면 실패자’ 라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과 같다. 그런 숨막히는 사춘기를 겪으면서도 살아남은 아이들은 어쩜 우리보다도 강인한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만나왔다. 아이들이 왜 학교 수업 시간을 잠자는 시간이라고 여기게 되었는지,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그렇게 하루 종일 힘들게 공부를 하는데 왜 시험 성적은 50점이 나오는지, 초중고 12년 동안 쉴새 없이 달려왔는데, 결국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왜 불가능에 가까운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 보아야할 문제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이 잘못해서가 아니다. 이건 뭔가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된 상황이다.


자녀의 사교육 대신 노후를 대비하라



아이들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데도 보장된 미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 부모들도 달리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제도권의 학교 교육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고, 큰 성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아이가 한 사회인으로서 성장할 다른 방법에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모두 처음 부모가 되어 보고, 세상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사춘기에 대해서! 우리의 아이들에 대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절대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첫 아이가 세상에 태어날 때 우리가 느꼈던 그 기쁨과 흥분을 생각해 보자. 그 순간부터 우리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것을 꿈꾸고 소망해왔다. 우리 모두 처음 부모가 되었지만, 이 아이들이 세상에서 행복하고 자신과 타인을 배려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한 인격체로 자랄 수 있기를 소망하지 않았던가? 다시 생각해 보자! 우리가 진정으로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분명히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 것이다.

언젠가 티비 다큐멘터리에서 노숙자들에 대한 얘기가 다루어졌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노숙자 중에 은퇴 전 국내 유명 대학의 교수였던 분이 있었다. 부인이 죽은 후, 유학까지 시키며 헌신을 다해 키웠던 자녀들이 재산을 다 가져가고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결국 늙은 아버지는 노숙자 쉼터에서 밥을 얻어먹으며 쪽방 신세를 지고 있었다. 다른이들에게 솔직하게 밝히지 못할 뿐이지 베이비 부머 세대들부터 80년대 생 부모들까지도 주택
관련 대출과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헌신하느라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궁핍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 노숙자 교수의 삶으로부터 우리가 자녀들을 교육하는데 무엇을 중요시 여겨야 할지에 관해 자그마한 교훈이라도 얻을 수 있길 바래 본다.

아이가 학교 성적이 나쁘다고 돈도 못 벌고 인생에 실패를 할까?

‘아니다’
라고 금융전문가인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인 존 리 씨는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아이도 엄마도 정말 행복할 수 있는 방법! 아이도 엄마도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 성적에 연연하여 아이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소통이 단절 되어선 안 되겠다. 성적의 수치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아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많은 대화와 의견 나눔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모는 사교육비를 줄여 노후대비를 해야한다는 존 리 씨의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사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내가
이런 얘기를 하고 있어 의아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사교육 대신 공교육이 우리의 아이들의 교육을 잘 담당하여 교과목 사교육이 사라지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그리고 나의 목표는 다양한 방향의 컨텐츠 생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지금하고 있는 영어독서 프로그램을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존 리 씨의 말처럼 사교육, 집, 차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어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죽는 날까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다가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사교육이 없어지고 학교의 기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야 우리 아이들이 살고 우리 나라가 사는 길이다.

우리 아이들은 어떤 종류의 공부를 하고 있나?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공부들의 종류는 정말 다양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 성적을 얻기위한 공부, 취업을 위한 공부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급속한 변화 속에 살아가야 할 우리의 아이들은 이제 죽을 때까지 새로운 것을 배우며 살아야 하고, 새로운 것을 습득해 나갈 수 있는 학습능력이 없으면 세상을 살아가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그리고 심지어 그 학습능력에 관한 것은 100세 시대인 현재, 부모인 우리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배우고 적응해 나가야 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대략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공부를 큰 범주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특정한 목적를 위해 하는 공부(시험대비, 취업대비…)
그때 그때 필요한 정보를 얻기위한 공부
삶에 정말 필요한 공부_법 지식, 경제 지식, 인간 관계…
급하진 않지만 삶의 지혜를 얻고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평생의 공부…

오늘날 대한민국의 공부는 특정한 목적를 위해 하는 공부가 대부분인 것 같다. 중고등학생들도 기본적인 지적 호기심이 큰 학생이 아니라면, 시험 기간이 아니라면 공부를 하지 않는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원하지 않는 공부를 하다 지친 대학생들은 진짜 공부를 해야하는 지식의 전당인 대학교에서 이제 공부가 하기 싫어진다. 1~2년 탐색을 하다보면 그 다음은 또 취업 스펙을 위한 공부를 하게 된다. 그리고 토익 만점을 받고 대기업에 입사를 하는 순간, 업무 능력이 전무하고 실질적인 업무에서 언어 사용이 안
되어 또 엄청난 비용을 들여 교육을 받게 된다. 결국은 자신이 추구하는 공부는 평생을 살아가면서 할 기회를 잃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의 아이들이 사춘기를 행복하고 건강한 고민과 경험을 하면서 성장하여, 건강한 청년들로
자라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떠밀려서 하는 가짜공부가 아닌 진짜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부는 정말 필요한 것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실제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공부이면 더 좋으리라 생각한다. 사회에 나오기 전에 경제 개념을 배우고, 인간 관계를 서로의 관계 속에서 배우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알아야 할 법 상식 등을 배우고 생활에 적용할 수 있음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학교에서 그 모든 것의 기초가 되는 진짜 책읽기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빨리빨리 가야한다고, 모든 것을 가정과 사교육에서 해결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학교에서 천천히 가더라도 함께 읽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나누고, 글도 쓸 수 있는 그러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빨리빨리 가야하는 속도에 아이들은 공부의 흥미를 모두 잃어버린다. 많은 학생들을 다 이끌고 가기 힘들다고 얘기하는 교육자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교육을 포기했다는 얘기다. 방치되거나 홀로 남겨지는 학생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공교육이 지속될 것이다. 이제 학생들은 학교를 선택할수도 있고, 포기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학교를 선택하지 않는 아이들의 물결이 무섭게 커지고 있다. 더 이상 관과할 정도의 특별한 소수의 아이들이 아니다. 이제 우리 부모들 뿐만아니라, 교육자들, 그리고 사회의 기성세대들 모두 이 격변기의 사춘기 아이들에 대해 공부하고 변화해야 한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해야 우리 사회의
안정과 발전과 행복을 함께 꿈 꿀 수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