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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테스트: 나는 진짜 자존감이 낮은 걸까?

내가 자존감이 낮다고?

by 세비지

가끔 나는 내 단점에 대해 주절주절 늘어놓곤 한다. 그럴 때마다 전에 만나던 친구가 내게 말했다.

"넌 진짜 자존감이 낮은 것 같아. 자존감을 올려야 돼."

순간 나는 어이가 없었다. 스스로를 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점을 말한 것은 어디까지나 그게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을 말한 것뿐이다.

하지만 가만히 누워 곰곰이 생각하니 스스로 꽤 각박하게 평가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가? 나 자존감이 낮은가? 자긍심이 높은거였나?'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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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너무나 냉정하여 친구들에게 한 소리를 들은 적있다.

"난 친구가 없어"라고 친구에게 말하자

"이 새끼는 말하는거 보면 소시오패스야. 6년 친구가 앞에 있는데 친구가 없대" 라고 말이다.

그래서 난 "아니 그게 아니라.." 땀을 뻘뻘 흘리며 "넌 친구지, 깜빡했어"라며 웃으며 말한 적이 있다.

나는 모든 것에 ‘가성비’를 따진다. 그리고 그 태도는 관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오래된 친구라도 얼마나 알았는지에 상관없이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계산하고, 총합이 맞지 않으면 미련 없이 관계를 정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내 사람이라고 생각한 이들에게는 헌신적이고 깊은 애정을 쏟는다.(거의 덕질을 한다.)

어찌 보면 극단적이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진정성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갈 에너지를 모아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성향탓이다)


자존감이란 무엇일까.

위키백과는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라고 믿는 마음'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자존감은 조금 다르다. 그것은 마치 오래된 나무와 같다. 때로는 거친 바람에 흔들리고, 계절에 따라 잎을 모두 떨구기도 하지만, 뿌리는 언제나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는.


얼마 전 유튜브에서 본 비유가 떠오른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통장에 돈이 많은 사람이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통장 잔고가 0원인 사람이라고. 여기서 '돈'은 타인의 인정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진정한 자존감은 통장 잔고가 아닌, 그 돈을 벌어낼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같은 월급을 받아도 몇 년 뒤 누구는 여전히 잔고가 0원이지만, 누구는 1억을 모은다. 같은 일을 해도 누구는 100만 원을 벌고, 누구는 1천만 원을 번다. 결국 중요한 건 그 ‘능력’, 즉 자신을 지켜낼 힘이다.


불완전함을 포용하는 힘

Sam Berns라는 사람이 있다. 선천적 질병으로 인해 왜소한 체구, 허약한 체력. 모든 신체 조건이 평균을 밑돌지만, 그는 TED에서 강연을 했고, 그 강의는 1억 뷰를 넘었다. 그는 자신의 행복 철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의 모습에서 나는 진정한 자존감이 무엇인지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포용하는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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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보고 자존감이 낮다고 말한 친구의 말은 틀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정말 자존감이 낮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틀렸다. 왜냐하면 자존감은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진실되게 자신을 바라보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완전하다. 그렇기에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는 과정자체가 어쩌면 진정한 자존감의 시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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