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6-11
나의 하루를 기록하고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건 참 부끄러운 일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어릴 적, 내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고 공감받지 못한 경험이 있어서일까.
그래서인지 나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때로는 두렵게까지 느껴진다.
그 감정의 깊은 곳에는 거절당하고 무시받을까 봐,
내가 아무것도 아닌 무가치한 사람처럼 여겨질까 봐 하는 두려움이 숨어 있다.
20대에는 ‘페르소나’를 쓰고 살았다.
그런 감정들을 들여다볼 여유도, 용기도 없었다.
겉으로는 외향적이고, 사람들과 쉽게 가까워지는 사람이었지만,
사실 그 안에는 늘 불안함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만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남을 신경 쓰느라 정작 나를 돌볼 수 있는 에너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분명 나의 삶인데, 어느새 타인을 위한 삶이 되어버렸다.
부모를 위한 삶을 살다가, 성인이 되어서는 주변 사람들을 위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삶을 멈추고,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졌다.
후회 없는 인생을 사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지금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어제는 밤 11시에 잠들었고, 오늘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났다.
샤워를 하고, 로션을 바르고, 방을 정리하고, 아침을 챙겨 먹었다.
책상에 앉아 책을 조금 읽고, 명상을 하고 아침 일기를 쓴다. 그리고 나의 생각과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용기를 가져본다.
맑은 날엔 맑아서 좋고, 흐린 날엔 흐려서 좋은 무드를 즐기려 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출근한다.
직장에 도착해서는 오늘 해야 할 일을 확인하고, 오롯이 일에 집중한다.
휴대폰은 거의 보지 않고, 인터넷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운동을 한다.
요즘은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하거나 가볍게 조깅을 한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한 뒤, 일찍 잠자리에 든다.
누군가에겐 지루해 보일 수도 있는 이 하루가, 나에게는 참 뿌듯한 하루가 된다.
사람마다 어울리는 하루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하루 루틴을 찾았고,
그 루틴을 조금씩 다듬으며 더 행복해지려 한다.
여러분의 오늘 하루도 평안하고 따뜻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