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를 빼앗긴 날, 숫자로 증명했다.

by 에스텔라
계약서를 빼앗긴 그날,
나는 다시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저만치에서 손님이 다가오고 있었다.
짙은 회색 머리의 남성과, 세련된 인상의 배우자였다.


두 분은 입주를 한 달 남짓 앞두고 계셨고,

마음에 드는 테이블과 체어를 찾지 못해서 고민 중이었다.

매장에 전시된 테이블을 마음에 들어 하셔서 상담을 이어가던 도중,

남성 고객께서 "금방 일어나야 한다"라고 하셔서 금세 상담이 마무리될 줄 알았다.


테이블 사이즈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하셔서 도면을 열고,

주방에 적절한 사이즈의 테이블을 배치하며 상담을 이어갔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테이블이 들어갈 줄 몰랐다"


제안한 테이블 하나로, 주방과 거실의 경계가 또렷해졌다.


계약에 필요한 요건


마지막 관건은 입주 일자에 납품할 수 있는가? 였다.

하이엔드의 경우 6~7개월은 기다려야 하지만,

입고 중인 가구가 고객의 취향과 일치한다면 이때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산, 취향, 그리고 일정.

세 가지 요건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있다.


약속을 미룬 부부


테이블과 체어까지 모두 선택하고 나니 '오늘은 모든 조건이 충족된 날'이라며 흡족해하셨다.

두 분은 저녁 약속을 뒤로한 채 계약서 앞에 앉았다.


수 천만 원의 가구 명칭으로 가득 채워진 계약서를 정리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동료는 조용히 상담했던 테이블 주변 정리를 도왔다.


실력은 목소리가 아니라 숫자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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