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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단식과 초당 옥수수 그리고 반성

2022.06.23

26시간 만에 식사를 했다. 몸도 무겁고 컨디션도 별로라 일주일에 한 번씩 24시간 단식을 해보려 한다. 이 단식이 몸에 좋다고도 하고 무엇보다 24시간 동안 먹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와지는 것이 정신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6시간 만에 밥을 맛있게 먹고 중간에 옥수수도 먹었더니 저녁에 식욕이 별로 안 생겨 캐비쵸크를 한 잔 타 마시고 양치를 했다. 한밤에 떡볶이가 먹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지만 잘 참았다. 하루 술을 마시면 적어도 3일은 간이 쉴 수 있게 해야하는데 그것을 못한다. 이 정도면 술을 좋아하는 수준이 아니라 중독 수준이 아닌가 자문한다.

세미 씨가 준 초당 옥수수를 3개는 삶고 1개는 밥을 지었다. 하지 즈음이면 초당 옥수수가 이집저집의 식탁에 오른다. 보통 옥수수보다 탄수화물 함량은 적고 단맛이 강하고 생으로 먹어도 부담이 없어 여름이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이 옥수수는 저장성이 무척 좋지 않다. 따서 2~3일 정도 지나면 벌써 옥수수 알맹이가 쪼글쪼글해진다. 그래서 그 전에 먹거나 먹을 수 있도록 조리를 마쳐야 한다.


내가 선택하는 방법은 초당 옥수수 솥밥이다. 과일 껍질 벗기듯 옥수수 알맹이를 옥수수 대에서 깎아 분리하고 남겨진 대도 밥을 할 때 넣는다. 밥을 지을 때는 소금을 살짝 넣어 간을 하면 옥수수의 당도가 더 올라 무척 달콤하고 아삭아삭한 밥을 먹을 수 있다. 옥수수 덕분에 밥 양을 살짝 줄여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살짝 찐 옥수수는 그대로 냉동실에 두고 먹으면 오래 먹을 수 있다. 옥수수는 물에 넒고 삶는 게 일반적인데 초당 옥수수는 찌는 게 낫다. 삶을 땐 물이 끓으면 5분 정도 지나 불을 끄고 꺼내 먹으면 되고 찌는 경우도 찌는 시간을 10분 정도로 짧게 잡으면 된디.  


밥으로도 간식으로 좋은 초당 옥수수. 그러나 올 여름엔 욕심내 옥수수를 사지 않으려 한다. 작년 옥수수도 아직 2개나 냉동고에 있다. 뭐든 욕심을 내서 사고 냉장고와 냉동고를 채웠다 버리기를 반복하는 내가 싫다. 앞으로 끝까지 버리지 않고 먹는 식재료만 살 것이다. 지구에 덜 해로운 인간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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