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덮밥 중 최고는 된장덮밥이라죠.

2022.07.17

집에서 고은정 선생님의 스튜디오 <맛있는 부엌> 있는 남원시 산내면까지는 시외버스만 왕복 8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곳에 가면 좋다. 바로 맛있는 밥때문이다. 도착한 어제저녁은 초복이라고 민어회와 민어 곰국을 내어주셨고 오늘 아침엔 단정한 가지찜과 열무물김치 그리고 된장 덮밥을 주셨다.


된장 덮밥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기대보다 맛있고 된장의 고소함과 풍미에 놀란다. 심지어 말을 하지 않으면 카레라이스인가? 그 맛과는 조금 다른데 하며 갸우뚱거린다. 된장 덮밥은 고은정 선생님의 창의성과 우리 장에 대한 애정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카레라이스처럼 각종 채소를 들기름에 볶다 물을 붓고, 된장을 풀고 마지막에 전분가루로 농도를 조절하면 된다. 과일을 조금 더 넣으면 단맛이 높아지고 고기를 넣으면 그 맛이 올라온다. 된장 덮밥을 처음 먹는 사람들이 된장의 정체를 잘 모르는 이유를 나는 된장의 포용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된장은 자기 고유의 맛을 가지고 있으나 같이하는 다른 재료의 맛도 충분히 살린다. 그러니 깍둑 썬 감자와 당근 양파가 든 약간 브라운 색의 덮밥을 맛보면 익숙하게 카레라이스라고 하는 것이다.


오늘 맛 본 된장 덮밥은 기존의 맛과 조금 달랐다. 선생님께서 어린이용 학교 급식을 위해 개발한 음식이라고 하셨다. 신맛이 살짝 올라오는 이 된장 덮밥은 분명 아이들이 기존 된장 덮밥보다 훨씬 좋아할 것 같았다. 여기서도 된장은 확실한 주연이지만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그렇듯 자신의 실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저녁엔 술을 빚고 계시는 분이 실패한 줄 알았는데 맛있어진 술이라며 나눠주신다고 하여 같이 간단히 먹자하고 동네 ‘호랑이 김밥’의 충무김밥과 통영 성림의 멍게 김치, 면옥향천의 밀키트 ‘메밀에 김부각’ 메밀국수로 상을 차려 즐겁게 한 끼를 먹었다.


가까운 시간 내 된장 덮밥을 해서 동네 친구들과 나눠 먹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 스스로 차려 먹은 밥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