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8
같은 영화를 극장에서 여러 번 보는 일은 잘 없다. 그런데 <헤어질 결심>은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었다. 남편도 그렇다며 아리랑 시네센터로 표를 예매했다.
영미상회에서 산 전복장을 잘게 썰어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에 버터와 같이 넣어 비벼 먹고 극장에 갔다. 영화를 보기 위해 들어간 극장 안은 대낮처럼 환해서 다소 낯설었지만 동네 극장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가 좋았다. 게다가 영화비도 7,000원으로 저렴했다. 평일 저녁이었고 영화가 시작된 지 좀 되어 스크린에서 내려올 때가 되었지만 극장엔 제법 사람이 많았다.
두 번째 보는 것임에도 영화가 상영되는 두 시간 내내 난 집중해서 보았다. 역시 재미있고 아름다운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중간중간 박찬욱 식의 기괴함이 있지만 그 또한 매력이다. 탕웨이는 꼿꼿하고 아름답고 박해일은 품위 있고 창백했다. 모든 장면의 색채는 낯선듯 조화롭게 아름다웠다. 블루와 어두운 그린이 영화의 전체적 느낌인데 기도수와 탕웨이의 빨간 등산복이 묘하게 이질적이어서 이야기를 더 선명하게 했다. 처음에도 그랬지만 두 번째 보니 이정현과 박용우는 왜 캐스팅했는지, 아니 왜 막장 드라마하듯 연기를 하게 두었는지 감독의 생각이 무척 궁금하다. 그럼에도 보면서도 재미있고 또 볼 거냐면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영화를 보고 집에 오니 10시가 훌쩍 넘었다. 참다가 출출해져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재방 광고가 나오기에 와인을 한 병 꺼내고 계란말이를 했다. 안주 없이 술을 마실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난 그것을 못한다. 계란 5개를 풀고 청양고추 2개를 썰어 넣고 계란말이를 했다. 팬을 잘 달구고 기름을 넉넉히 두른 후 계란을 나눠 넣으면서 말아야 한다. 서둘면 망친다. 중불로 천천히 여유를 갖고. 심야술상에 계란말이만 한 안주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