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4
여러 이유로 3일간 절식했다. 캐비쵸크를 주식으로 옥수수를 먹었다. 간이 된 음식은 먹지 않았다. 3일의 절식 후 첫 식사는 남편 식사로 만든 채소 계란찜이었다. 채소 계란찜이 내 입에 짰지만 남편은 짜지 않다고 했다. 3일간의 절식으로도 입맛이 예민해진 것이다. 이런 예민함이 좋다.
오늘은 1년 간의 파스타 수업 마지막 날이다. 나는 뭐든 배우기 시작하면 1년은 배워야 한다고 믿는다. 특히 그게 음식이라면 반드시 사계절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제철 식재료의 쓰임을 잘 알 수 있다. 게다가 사람은 묘한 게 계절별로 먹고 싶은 음식이 딱 그 계절의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이다. 그래서 파스타도 1년 간 배웠다. 선생님의 시연을 보며 레시피에 자세히 메모하고 집에 와서 쉽고 내 맘에 드는 음식으로 복습한다. 이 복습이 몇 번 반복되면 비로소 내 음식이 된다. 파스타도 그렇게 익혔다. 이제 파스타는 웬만한 음식점보다 나을 것이다. 내 솜씨가 좋아서가 아니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 식재료를 좋은 것을 쓰기 때문이다.
단식 후라 양껏 먹진 못했지만 그래도 충만한 배움과 식사였다.
3일 절식에 체중은 2kg(체지방은 1kg) 빠졌고 고혈압약 복용 5일째가 되며 혈압도 정상 범위로 진입 중이다. 요통이 조금 남았지만 등이 아픈 증상은 사라졌다. 기념하며 오늘부터 마당에서 줄넘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