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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김밥집, 영아네김밥

이십년 넘게 부부가 운영, 삼선교 명물 김밥집

그러니까 오늘 아침 '오이를 넣은 김밥'을 찾는 정종홍 씨의 글을 읽고, 댓글에 우리 동네 [영아네김밥]을 소개하고 사진을 추가해 드렸다. 그런데 추가한 사진에 오이가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 앨범을 샅샅이 뒤졌고 영아네 김밥 재료가 잘 보이는 사진을 다시 찾았다. 오이가 있었다.

오전 내내 김밥 사진을 보니 김밥이 땡겼다. 다이어트한다고 그 좋아하는 김밥을 내가 너무 멀리한 것이다.
점심 때 영아네김밥을 찾았다. 이 집 메뉴는 딱 두 가지. 김밥과 라면이다. 김밥 한줄만 먹어도 양이 차는데 라면이란 글씨를 보면 라면을 안먹곤 견딜 수가 없는 나는 라면을 몹시 좋아한다. 심지어 이 집 라면은 익힘이 내가 좋아하는 정도다. 물은 약간 적게 면은 꼬들꼬들하게. 별 수 없다. 시켜야지.


김밥에 라면을 먹으며 주인 부부에게 말을 걸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김밥 재료인 오이이야기 였다. 그리고 난 내가 처음 찾았던 영아네김밥 사진에 오이가 없었던 이유를 알았다. 처음에 찾은 사진은 겨울에 찍은 것이고 오이가 들었던 사진은 4월14일, 봄에 찍은 것이었다.

영아네김밥은 겨울엔 시금치를 넣고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잘 쉬는 시금치대신 오이를 넣는다고 했다. 밥도 봄, 거을, 겨울엔 따듯한 상태에서 김밥을 말고 여름엔 밥을 식혀서 만다고 한다.
쌀, 참기름, 깨소금은 업소용을 사용하지 않고 조금 비싸도 일반 가정에서 사먹는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런 세심함으로 부부는 영아네김밥을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영아가 딸 이름이냐 묻자, 아니란다. 시작할 때 3년 정도 된 김밥집을 인수받았는데 그 때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3년된 김밥집을 인수해 20년 넘게 운영하고 계시니 영아라는 이름이 딸 이름과 다를 게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이런 분들에게 참 많이 배운다.


영아네김밥은 한성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와 한 이백여 미터 걸으면 있고, 일요일엔 낮 12시까지, 평일엔 아침 8시부터 저녁 6-7시까지 한다(월요일 휴무). 코로나 이후 매장 식사가 안 되어 라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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