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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하고 아름다운 대접

2022.09.28


지난 10주 동안 청주 오창도서관에서 손바닥 자서전 쓰기를 남편과 같이 진행했다. 총 10회 강연 중 5회는 대면 5회는 비대면으로 진행했고 오늘은 마지막 날로 참가자들이 그동안 쓴 글로 엮인  책을 가지고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총 20명 수강생 중에 16명이 자신의 이야기를 썼으니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애초 기획에 책 출간은 없었지만 종이에 인쇄된 자신의 이름과 글을 보면 그 감동이 크다는 것을 알기에 책도 출간하자고 했다.


이 수업을 위해 청주에 갈 땐 무척 일찍부터 움직였다. 그래서 이제 북청주와 청주 북부 터미널, 오창도서관과 오창 호수도서관이 다르다는 것쯤은 알게 되었다. 마지막 방문을 앞두고 점심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셔서 흔쾌히 그러자고 대답했다. 우리 부부가 육류를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고 막국수는 괜찮냐 물어봐 주셨는데 그 성의가 너무 감사했다.


도서관에 도착하니 2단 케이크와 꽃 그리고 기념회를 위한 기타 연주단도 와 계셨다. 수강생들의 표정은 약간 상기되었다. 각자가 쓴 글의 일부를 낭독할 땐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많았다. 나야 늘 글을 써왔고 책을 만드는 일을 해와서 출판이 대수롭지 않지만 이 분들에겐 무척 소중한 경험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쓰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도 깨달았으니 가르쳐 돈도 벌고 깨달음도 얻은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행사를 마무리하고 한적한 길을 달려 도착한 음식점은 청주에서 유명한 <반암 막국수>였다. 달콤 새콤한 양념장을 얹은 막국수에 비트로 색을 낸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었는데 담백하고 맛이 좋았다. 큰 행사를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우리 모두에게 덕담을 하며 식사를 같이 하니 뿌듯하기도 했다. 대접을 이렇게 당당하게 받을 수 있어서 기쁘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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